“롱텀에볼루션(LTE) 도서관 덕분에 학교에서 책 읽는 시간이 늘어났습니다.”(전남 강진군 강진북초등학교 6학년 김상훈 군)

서울에서 고속버스를 타고 4시간30분을 달려 도착한 전남 강진군. 터미널에서 택시를 타고 15분을 더 들어간 끝에 강진북초등학교에 도착했다. 학교 주변은 온통 초록색 논과 밭뿐이었다. 탐진강으로 이어지는 강진천과 춘전천이 학교를 둘러싸고 있었다.

단층으로 지어진 학교 건물에 들어서자 이색적인 교실이 눈에 띄었다. LG유플러스가 지난달 만든 ‘LTE 꿈의 도서관’이다. 도서관이라고 해도 책은 한 권도 없다. LTE 네트워크를 통해 전자책을 내려받아 읽는 도서관이다. LG전자에서 기증받은 태블릿PC 옵티머스 패드 10대와 5인치 스마트폰 옵티머스 뷰 2대가 전부였다.

LG유플러스는 온라인 서점 예스24와 협력해 ‘LTE 꿈의 도서관’ 전용 애플리케이션(앱·응용프로그램)을 만들었다. 각종 전자책과 교육용 비디오 등 콘텐츠를 700편 이상 제공하고 있다. 학생들은 이 태블릿PC를 도서관과 교실 등에서 자유롭게 사용한다.

LG유플러스는 지난 3월 LTE 전국망 구축을 끝내고 도서관 설립 계획을 세웠다. LTE 네트워크를 이용해 시설이 낙후된 지역 학생들이 다양한 교육·문화 경험을 할 수 있도록 돕자는 취지였다. 강진북초와 울릉도 남양초가 첫 대상 학교로 선정됐다.

강진북초는 올해 폐교될 위기를 간신히 모면했다. 현재 전교생은 29명이다. 지난해 학생 수가 20명 밑으로 떨어지면서 올해 3월부로 폐교 선고를 받았다. 하지만 학교 동문들이 힘을 모아 야구부를 만드는 등 후원을 아끼지 않은 끝에 폐교 위기를 모면할 수 있었다.

김혜영 교감 선생님은 “폐교를 앞두고 도서 구입 예산이 줄어들어 다른 학교보다 보유 도서도 적은 편이었다”고 어려움을 전했다.

LTE 도서관이 생긴 뒤로는 쉬는 시간이나 방과 후에 책을 읽는 학생들이 부쩍 늘었다. LTE 도서관 관리를 맡고 있는 배길호 선생님은 “학생들이 태블릿PC를 통한 멀티미디어 콘텐츠에 많은 관심을 보인다”며 “책 읽기를 싫어하던 학생들의 독서 시간도 늘어났다”고 말했다.

민응준 LG유플러스 커뮤니케이션담당 상무는 “대도시에 비해 다양한 교육 경험을 가지기 어려운 지역의 학생들이 LTE를 통해 꿈을 키워갈 수 있었으면 한다”며 “디지털 기기로 인한 정보 격차를 줄이기 위해 LTE 도서관을 추가로 만들겠다”고 설명했다.

강진=이승우 기자 leesw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