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립금이 많은 전국의 사립대 40곳이 작년 한 해에만 2000억원 이상 적립금을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반값 등록금’ 논란에도 불구하고 대학들이 교육 및 학생복지에 투자하기보다는 내부유보로 계속 쌓아두고 있다는 지적이다.

17일 새누리당 현영희 의원이 교육과학기술부 등으로부터 ‘2011년도 사립대학 결산자료’를 제출받아 분석한데 따르면 이화여대, 성균관대, 연세대 등 전국 40개 대학이 지난해 총 2025억원의 적립금을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2010년 기준 적립금 누적액 상위 40개 사립대 가운데 28곳이 지난해에도 적립금을 늘렸다. 100억원 이상 증가한 대학은 성균관대(450억원), 홍익대(322억원), 이화여대(279억원), 한양대(269억원) 등 9곳에 달했다. 이화여대는 작년 한 해 적립금이 280억원 증가해 누적적립금이 6849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홍익대(5860억원), 연세대(4500억원), 수원대(3119억원), 청주대(2666억원), 고려대(2502억원) 등도 많이 쌓아두고 있다.

대학들은 예산을 편성하면서 수입은 축소하고 지출은 ‘뻥튀기’하는 방법으로 적립금을 늘린 것으로 분석된다. 이화여대는 지출예산 대비 관리운영비에서 131억원, 연세대는 연구학생경비에서 295억원, 고려대는 고정자산매입지출에서 199억원의 잔액이 발생했다. 이렇게 해서 생긴 잔액은 기금회계로 전출시켰다. 덜 걷어도 되는 등록금을 과대예산을 핑계로 과다하게 받은 뒤 남는 돈을 기금회계로 계속 전출하는 관행이 이어진 것이다.

정태웅/이현진 기자 redae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