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기관이 코스피지수 하단을 확실히 방어하고 있다. 상승 탄력이 강하지는 않지만 기관이 사들이는 종목을 주목하는 게 투자대안이 될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17일 코스피지수는 글로벌 경기둔화 우려에 하락세로 출발했다. 장 초반 1800선을 위협받았지만 이내 낙폭을 줄이고 상승세로 돌아섰다. 외국인이 7일 연속 매도 공세를 펼치는 중에서도 기관이 '구원투수'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기 때문이다.

기관은 지난 5월 18일 이후 네 차례에 걸쳐 코스피지수가 1800선을 밑돌 당시 매수세를 강화했다. 특히 연기금은 지난 4월 중순부터 매수에 나서 전날까지 5900억원 이상을 사들였다. 같은 기간 투신은 2조원을 순매수했다.

박성훈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주식형 펀드로 자금이 유입되면서 최근 투신이 기관 중 양대산맥으로 떠올랐다"며 "연기금은 주가순자산비율(PBR) 1.1배 전후에서 매수하고, 주가수익비율(PER) 10배 부근에서는 사지 않는 경향을 반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 연구원은 "외국인이 매도하는 중에서도 코스피지수가 1780선 또는 1800선에서 저점을 형성했었던 것은 기관이 받쳐줬기 때문"이라며 "이는 증시 변동성을 줄이고 투자심리가 회복될 가능성을 만드는 역할도 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외국인이 연일 매도에 나서고 있는 만큼 지수 상단은 제한적일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다만 2분기 퓽馨� 지난달 경제지표들의 부진은 후행적인 지표라는 것. 경기 부양책의 효과는 2~3개월 시차를 둬 8월부터 가시화되고, 3분기 실적 모멘텀이 되살아나고 있는 등 긍정적인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또 저점 매수에 대한 힌트는 기관에서 얻을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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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창성 한양증권 연구원은 "지수 바닥을 다져주고 있는 기관은 최근 2~3개월 동안 정보기술(IT)주를 가장 많이 샀다"며 "외국인들이 많이 보유했던 업종을 기관이 받아주는 형태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송 연구원은 "기관은 경기 방어주인 한국전력도 주목하고 있고, 특히 LG화학을 포함 화학주를 사들이고 있는 게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중국 경기가 위축되면서 1분기 실적이 안좋았던 대표적인 업종이 화학과 철강, 기계"라며 "기관이 이 중 화학주를 시작으로 분할 매수에 나서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김효진 기자 jin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