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 라스베이거스식 각종 카지노 게임 청소년 유혹
"어릴 때 도박에 맛 들이면 성인 된 후 문제"…전문가들 경고

세계 최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업체인 페이스북의 각종 게임이 전문가들로부터 우려를 사고 있다.

영국 일간지 데일리메일은 15일(현지시간) 페이스북에서 즐길 수 있는 라스베이거스식 카지노 게임이 대폭 늘어나면서 청소년들이 게임중독에 빠질 우려가 있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이들 게임이 10대 학생들에게 도박이 무해하고 즐겁다는 생각을 부추긴다고 경고했다.

샐퍼드(Salford) 대학의 캐럴린 다운스 박사는 "13세인 자신의 딸이 '플러프 프렌즈' 게임에서 사이버 머니를 잃고 나서 괴로워하는 것을 보고 충격을 받았다"며 "도박을 시작한 나이가 어릴수록 앞으로 도박 중독에 빠지기 쉽다는 것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캔디 베리 영국 도박위원회 정책국장은 "소셜 게임은 매우 빠르게 변하는 분야"라면서 "특히 젊은층에게 미치는 위험에 대해 매우 신중하게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젊었을 때 도박에 맛을 들이면 성인이 된 이후에도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페이스북은 현재 잭팟조이, 슬롯마니아, 더블다운카지노 등 수백 가지 종류의 사이버 슬롯머신과 포커게임을 제공하고 있다. 페이스북 전체 수입의 12%를 차지하는 징가는 최근 인기를 얻고 있는 '팜빌(사진)' 덕분에 지난달 영국에서 징가 슬롯 게임을 출시했다.

페이스북에 가입돼 있는 영국의 13~17세 청소년은 300만 명이다. 페이스북은 13세 이상부터 가입할 수 있지만 나이를 속여 페이스북 계정을 등록한 13세 이하 어린이가 약 100만 명에 달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영국에선 법적으로 18세가 돼야 도박을 할 수 있지만 '돈을 따고 잃는 것'으로 규정돼 있는 도박의 특성 상 소셜 게임에선 도박위원회의 규제를 받지 않는다.

데일리메일은 "페이스북은 수입의 82%를 광고에 의존하고 있다"며 "새로운 수입원 창출을 고민하는 입장에서 실제 돈이 거래되는 도박은 미래의 주요 전략 목표가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170만 명이 이용하는 슬롯마니아나 잭팟조이와 같은 게임 공급업자에게 라이선스를 부여한다면 수입이 대폭 늘어날 것"이라며 "실제 페이스북 경영진이 게임 라이선스 부여 문제를 협의하기 위해 20여 개 게임업체 관계자들과 만났다"고 전했다.

한경닷컴 김소정 기자 sojung1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