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상반기 기상·기후산업 시장 규모가 역대 최고치인 1850억원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같은 기간 매출(1245억원) 대비 48.6% 증가했다. 기상청은 이 같은 내용이 담긴 ‘2012년 상반기 기상·기후산업 시장조사’ 결과를 16일 발표했다. 하지만 기상산업의 외형은 성장했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부가가치가 높은 ‘기상 컨설팅’ 분야는 정체되는 등 내실은 부실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올해 3000억원 목표달성 무난할 듯

기상청에 따르면 올 상반기 기상산업 매출 1850억원 중 ‘직접 매출’은 836억원, ‘간접 매출’은 1014억원을 기록했다. 두 분야 모두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각각 39.3%, 57.2% 증가했다. 직접 매출은 기상장비 및 예보·컨설팅 등 기상서비스 분야의 시장 규모다. 간접 매출은 기상산업에서 파생되는 기상미디어 유통업, 보험업 등을 의미한다. 지난해까지는 기상산업 매출을 산정할 때 간접 매출은 포함되지 않았다.

직접 매출을 분야별로 보면 기상장비 매출(459억원)이 절반을 넘는 55%에 달했다. 이어 △기상서비스(245억원) △기상분야 용역 등 기타(131억원) 순이었다. 간접 매출 분야에선 기상 관련 연구·개발(R&D)이 320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그 뒤를 △금융보험업(307억원) △항공·레저 등 융합분야(230억원) △기상미디어 유통업(157억원) 등이 차지했다. 기상청 기상산업정책과 관계자는 “올해 목표인 3000억원 달성도 무난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외형은 성장했지만 속은 부실

올 상반기 기상산업 시장 규모는 급증했지만 내실은 오히려 부실해졌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기상서비스 분야 중 기상컨설팅 분야는 5억7400만원으로, 지난해(6억700만원)보다 줄었다. 예보 분야도 8억4400만원으로, 지난해(22억3000만원)와 비교해 크게 감소했다. 예보분야 매출 급감은 기업들이 경영난과 질적인 문제 등으로 민간 기상업체로부터 기상정보를 사지 않았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기상산업 중에서 가장 핵심분야이자 부가가치가 높은 ‘기상컨설팅’과 ‘예보’ 분야의 매출은 성장이 퇴보한 것이다. 두 분야의 매출을 합쳐도 전체 기상산업 매출의 1%에도 미치지 못한다. 기상선진국인 미국과 일본에선 두 분야가 차지하는 비율이 전체 매출의 절반이 넘는다.

기상서비스 분야에서 소프트웨어(SW) 매출은 큰 폭으로 증가(33억3600만원→179억5500만원)했지만 기상청이 프로그램을 민간에 매각한 것이어서 부가가치 제고와는 거리가 멀다.

이에 대해 기상산업진흥원 고위 관계자는 “기업 등 소비자들이 만족할 수 있는 양질의 맞춤형 기상정보를 만들어 내지 못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 민간 기상업체 관계자는 “기상청이 외형상의 숫자 늘리기에만 초점을 두는 측면이 있는 건 사실”이라며 “예보와 컨설팅 분야 강화를 위한 지원에 주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경민 기자 kkm1026@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