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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보는 빙산의 일각?…석유·금값도 조작 의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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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英의원 100명 조사 촉구

    민간기관, 전일 석유거래 임의로 선택해 가격 결정
    은행, 가격조작 압력 후 파생상품 베팅說 '무성'
    영국 바클레이즈은행의 리보(LIBOR·런던 은행 간 금리) 조작 파문에 이어 다른 상품시장의 가격 조작 의혹이 퍼지고 있다. 영국에서는 석유 거래에 참고하는 공시가격 조작 의혹이 제기됐다. 일각에서는 국제 금값이 부풀려졌다는 주장을 내놨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하원의원 100여명이 영국중앙은행(BOE)에 석유 공시가격 조작 의혹에 대한 조사 착수를 요구했다고 1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로버트 할폰 하원의원은 “석유 공시가격이 리보와 비슷한 방법으로 조작됐다는 의혹들이 속속 나오고 있다”며 “BOE가 당장 조사를 시작해야 한다”고 말했다.

    폴 터커 BOE 부총재는 최근 의회 청문회에 출석, “리보 조작은 금융사가 저지런 부정의 일부에 지나지 않을 수 있다”며 석유 등 다른 상품시장에 대한 조사 가능성을 내비쳤다.

    국제증권감독기구(IOSCO)는 지난달 멕시코 로스카보스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준비위원회에 석유 공시가격 조작 관련 보고서를 제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국제 석유상품 현물거래는 주로 플래트, 아거스 등 민간 가격평가기관(PRA)들이 매일 발표하는 ‘거래 평가가격(공시가격)’에 기초해 이뤄진다.

    PRA들은 전날 체결된 거래들을 선별, 평균값을 계산해 발표한다. 구매자와 판매자는 PRA가 발표한 가격을 기초로 개별적으로 협상을 해 거래를 체결한다. 선물과 달리 석유 현물시장에서는 뉴욕상업거래소처럼 거래를 통합 관리하는 기관이 없기 때문이다.

    문제는 리보를 결정하는 시스템과 유사하게 PRA들이 석유 공시가격을 정하는 방법이 자의적이라는 것. PRA는 전날 있었던 모든 거래가 아닌 자신들이 임의로 뽑은 거래의 체결가격 평균을 낸다. 극단적으로 높거나 낮은 가격의 거래를 걸러낸다는 게 표면적인 이유다. 하지만 가격을 조작하기 위해 마음대로 특정 거래를 선택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게다가 PRA는 금융기관에서 주는 수수료로 운영되고 있다. 금융기관들이 석유상품 가격을 높이기 위해 PRA에 높은 가격에 책정된 거래들만 가지고 평균을 내라고 압박할 수 있다는 얘기다. 예를 들어 한 금융기관이 석유거래와 파생상품거래를 동시에 한다면 PRA에 석유값을 올리도록 요구한 뒤, 석유값 상승에 베팅한 파생상품에 투자해 돈을 벌 수도 있다.

    플래트는 전체 PRA시장의 75~80%를 차지하고 있다. 플래트가 싱가포르 현물시장에서 발표하는 수치인 MOPS(means of platts singapore)는 사실상 석유상품 현물시장의 ‘리보’ 역할을 하고 있다.

    금, 은 국제가격이 조작됐다는 의혹도 나왔다. 자산운용사인 체비엇의 네드 네일러레이랜드 투자담당 이사는 최근 CNBC와 가진 인터뷰에서 “대형 은행들이 금이나 은값을 조작한 뒤 관련 파생상품에 투자해 돈을 벌고 있다”며 “중앙은행도 자국 통화가치를 임의로 조절하기 위해 화폐가격에 영향을 미치는 금값을 조작했다는 의혹이 있다”고 주장했다.

    전직 상품 트레이더인 레이몬드 리어시는 “금융사들이 리보와 같은 중요한 수치도 조작했다면 다른 것은 왜 안했겠느냐”면서 “금융당국이나 국제기구의 통제 없이 민간에 의해 가격이 정해지는 다른 시장에 대한 조사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남윤선 기자 inkling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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