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정부가 650억유로(약 91조원) 규모 추가긴축 계획을 발표했다. 공무원 임금 등 정부지출을 대폭 줄이고 부가가치세율을 인상키로 한 것이다.

마리아노 라호이 스페인 총리는 11일(현지시간) 스페인 의회에서 “유럽연합(EU)이 스페인 은행에 구제금융을 시행키로 함에 따라 자금지원 전제조건인 추가 긴축을 실시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조치에 따라 부가가치세율은 기존 18%에서 21%로 상향 조정된다. 주택구매자에 대한 세금환급제도가 폐지되는 등 부동산 감세 혜택을 없앴다. 에너지 관련 새로운 간접세도 만들 계획이다. 각종 실업수당도 줄어들고 크리스마스 보너스를 비롯한 각종 공무원 보너스도 삭감된다. 항만과 공항, 철도 등 국가소유 사회기반시설에 대한 민영화도 시행할 예정이다. 2014년 말까지 총 650억유로를 긴축키로 했다.

라호이 총리는 “이번 조치가 유쾌하진 않지만 경제재건을 위해 필요한 정책”이라고 말했다.

이번 조치는 지난 10일 EU재무장관회의에서 스페인이 재정지출 삭감과 함께 세금을 인상하겠다고 약속한 데 따른 것이다. 대신 EU 회원국들은 스페인이 재정적자를 국내총생산(GDP)의 3% 이내로 줄이는 시한을 2014년까지로 1년 늦춰줬다. 한편 스페인 정부는 최근 7개월간 네 번이나 긴축정책을 발표했다.

김동현 기자 3co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