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경기에 대한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고 있습니다. 때문에 2008년 금융위기 당시보다 더 예측하기 어려운 장이 펼쳐지고 있습니다. 증시 변동성이 심한 상황에서는 업종 간 균형을 맞춰 안정적인 수익률을 꾀해야 합니다."

송태우 하나UBS자산운용 주식운용본부 이사(사진·41)는 하나UBS자산운용의 간판 펀드뿐 아니라 국내 연금펀드를 이끄는 인물이다.

그가 운용하는 '하나UBS인Best연금 1[주식]' 펀드는 설정액이 지난 9일 기준 7800억원으로 연금펀드 중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한다. 올해 초 펀드환매 열풍에도 아랑곳 하지 않고 연초 이후 540억원의 자금이 몰리기도 했다.

송 이사는 투자자들의 노후를 책임지는 만큼 안정적인 운용을 최우선시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경닷컴>과 인터뷰에서는 변동성 높은 증시에서도 펀드를 안정적으로 운용하는 노하우를 제시했다.

◆ "업종별 투자 균형이 중요"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위기는 예상보다 오래갈 수 있습니다. 중국 경제는 선순환 궤도에 올라설 수 있느냐 하는 점이 의문으로 남아있고, 미국은 주택지표가 회복되면서 소비로 연결되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반면 지금이 최악의 상황이란 가정 하에 희망이 생기고 있습니다. 어느 때보다 예측하기 힘든 때인거죠."

향후 전망이 불투명한 상황에서 송 이사는 모델포트폴리오(MP)를 조정하며 대응책을 마련했다. 하나UBS자산운용 리서치 인력과 끝 없는 회의를 통해 MP를 한 업종에 치우지지 않고 균형을 맞추려고 노력했다.

송 이사는 "올해 초 자금 흐름이 잠깐 풍부했던 시기에는 자동차 업종을 담아 3월에 효과를 봤다"며 "하지만 지금은 업종 간 쏠림현상이 심하지 않고 향후 주도주(株)를 물색하기도 힘들다"고 말했다.

시장은 '합리적'이라는 믿음을 갖고 업종간 균형을 맞추며 시장 수익률을 추종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업종 내에서 종목을 선택할 때에는 철저히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수준) 지표를 사용한다. 과도한 쏠림을 지양하고 안정적으로 벤치마크 지수를 따라잡기 위해 택한 방식이다.

기업이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이 있는지 여부도 그가 주목하는 투자항목 중 하나다. 송 이사는 "오리온 사례에서도 보듯 해외 경쟁력이 있는 업체의 주가는 부각되기 마련"이라며 "삼성전자현대차도 글로벌 시장에서 인정을 받고 있지만 인지도를 아직 확고히 한 것으로 보지는 않아 아직 주가도 상승여력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국민연금이 완벽하게 노후를 보장하지 못해….

최근 주식시장은 멈춰있지만 송 이사는 향후 흐름에 대한 대비책을 마련하기 위해 분주하다. 그는 이를 위해 현장을 택했다.

"장세가 어려울 때 오히려 기업 탐방을 많이 다니고 있습니다. 특히 코스닥 상장 업체들은 대형사들과 연관 관계가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대형주에 대한 그림을 그리는데도 도움이 됩니다. 직접 발품을 팔아 밸류에이션 매력이 크고 턴어라운드(급격한 실적개선)가 기대되는 종목을 발굴하면 펀드 수익률도 추가로 높일 수 있는 것이죠."

연금펀드는 연간 400만원 한도 내에서 소득공제를 받을 수 있다는 혜택도 있다. 다만 연금 관련 금융상품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연금 펀드가 주목받는 이유는 더 있다고 본다.

국민연금과 퇴직연금만으로는 노후 대책 수단히 충분하지 않기 때문에 연금 펀드로 추가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판단이다. 일정기간 일정금액을 정기적으로 나눠 투자하면 위험을 분산시키면서도 기대수익률을 높일 수 있다.

송 이사는 "연금 펀드는 장기 수익률이 무엇보다 중요하기 때문에 수익률 상위 20% 안에 꾸준히 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한국 경제성장에 대한 확신이 있다며 적금이나 채권 보다는 주식에 투자하는 것이 더 낫다고 본다"고 거듭 강조했다.

한경닷컴 김효진 기자 jin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