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ㆍ중동 지역 분쟁 무력 개입 꼬집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9일(현지시간) 아랍과 중동 지역 분쟁에 대한 서방의 무력 개입을 비판하고 나섰다.

리아노보스티 통신 등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이날 모스크바에서 열린 재외공관장 회의에서 행한 연설을 통해 "국제사회 발전의 다극성, 선진국의 사회경제적 혼란 등은 전통적 서방 국가들의 우월적 지위를 약화시키고 있다"며 "이는 사실(fact)"이라고 강조했다.

푸틴은 그러면서 이같은 상황에서 "국제 정치의 일부 참여자들이 기존 영향력을 유지하기 위해 모든 수단을 다해 자신에게 유리한 지정학적 이익을 추구하려는 시도들이 이뤄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는 소위 인도주의적 작전과 '미사일-폭탄 민주주의' 수출(민주주의 전파를 위한 서방의 무력 개입 정책), 특히 '아랍의 봄'에서 보여진 내정 간섭 등에서 드러나고 있다"며 "서방 국가들이 자주 국제법 규정을 위반하고 일방적 행동에 나서고 있다"고 비난했다.

푸틴 대통령은 이어 시리아에서 리비아식 시나리오가 반복되선 안된다며 유혈 사태 당사자들이 대화를 통해 평화로운 정치적 해결방안을 도출할 것을 촉구했다.

푸틴은 "우리는 북(北)아프리카와 중동 지역에서의 개혁 과정이 얼마나 모순적이고 불균형적으로 이루어지는지를 보고 있으며 비극적인 리비아 사태와 유사한 상황이 많은 사람의 기억에 여전히 남아있다"며 "(시리아 사태의) 반복을 허용해선 안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갈등 당사자들이 모든 논쟁적 문제들에 대해 평화적인 정치적 해결 방안을 찾도록 최대한의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면서 "물론 그러한 작업이 거친 무력 개입보다 더 복잡하고 미묘한 것이긴 하지만 오로지 이 방법만이 중동 지역과 시리아 사태의 장기적 해결을 가져다줄 수 있다"고 주장했다.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cjyou@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