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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대간 일자리 전쟁] 신규 고용 없는데…베이비부머, 누구 자리 빼앗아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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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령 실업, 5년내 청년실업보다 심각해질 듯
    공공기관 "취업 나이제한 일괄 폐지는 반대"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가 본격화되는 5~6년 뒤에는 노인 일자리 문제가 지금의 청년실업 문제보다 더 심각한 사회문제가 될 것입니다.”(권순우 삼성경제연구소 거시경제실장)

    정부가 최근 공공부문에 연령제한 규정을 대폭 완화하기로 한 것은 고령자들의 일자리 부족문제가 갈수록 심각해질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하지만 일자리를 새로 만드는 것이 아니라 기존 일자리를 재분배한다는 점에서 세대간 고용갈등이 촉발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이다.

    ◆심각해지는 베이비부머 은퇴

    베이비붐 세대의 대량 은퇴는 불과 몇년 앞으로 다가와있다. 전체 인구의 14%, 714만명에 달하는 이들 세대가 한꺼번에 노동시장에서 빠져 나가는 ‘썰물효과’에 제대로 대비하지 않으면 경제 전체가 큰 충격을 받을 수 있다.

    가장 큰 문제는 급속한 고령화다. 현재 65세 이상 인구 비중이 11%에 달하는 한국은 2018년 고령사회(노인인구 비중 14% 이상), 2026년 초고령화사회(20% 이상)로 접어들 전망이다.

    하지만 제대로 노후를 준비하고 있는 국민들은 많지 않은 실정이다. 1988년 국민연금이 도입됐지만 연금으로 손에 쥘 수 있는 돈은 은퇴 전 소득의 40%가 채 안된다. 노후 생활이 어렵다는 얘기다.

    평균 수명 연장과 노인들의 건강 상태가 개선되면서 나이에 따른 차별이 설득력을 잃어가는 측면도 있다. 김은미 국가인권위원회 차별조사과장은 “체력은 개인마다 다른데 나이를 이유로 고용에서 차별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노인에 대한 인식이 달라지고 있는 점도 정부가 베이비부머 퇴직 대책을 서두르는 이유다. 보건복지부가 이달 초 65세 이상 노인 1만1542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70세 이상은 돼야 노인”이라는 응답이 83.7%에 달했다.

    ◆해당 부처·지자체는 ‘시큰둥’

    주요 정부 부처와 지자체의 채용공고를 살펴보면 공공부문 곳곳에 취업 연령 제한이 퍼져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안양만안경찰서는 이달초 부속실 여직원을 뽑으면서 응시연령을 30세로 제한했다. 서울 강남구청은 담배꽁초 등 쓰레기 무단투기 현장 단속원을 모집하면서 60세의 상한선을 제시했다.

    정부 기관도 예외가 아니었다. 법무부 산하 서울구치소·수원구치소·춘천교도소 등은 직원식당 조리원을 54~55세까지만 뽑았다. 복지부와 질병관리본부가 지자체에 채용을 위탁한 보건담당 조사원의 연령 상한선은 45세였다. 법무부 관계자는 “현재 총리실이 추진중인 공공부문 연령규제 폐지·완화 조치가 시행되면 우리도 따를 것”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이 중 일부 기관은 업무 성격을 감안할 때 일률적인 정년 폐지는 바람직하지 않다는 반응을 보였다. 세대간 일자리 갈등에 대한 우려도 높았다.

    올해 초 환경미화원 3명을 뽑으면서 35~49세로 연령을 제한한 서초구 관계자는 “특별한 기술이 없는 저소득층 가장들에게 일자리를 주기 위한 것”이라며 “이런 분들을 배제하고 베이비부머를 위한다는 명분으로 연령 제한을 푸는 게 과연 공평한 건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향후 이런 종류의 일자리가 세대간 취업전쟁터로 변할 가능성을 예고하는 대목이다.

    ◆애매한 ‘연령차별금지법’

    정부는 2009년 3월부터 ‘고용상 연령차별금지 및 고령자 고용촉진에 관한 법률(연령차별금지법)’을 시행하고 있다. 이 법에 따라 정부는 합리적 이유 없이 고용 과정에서 연령 차별을 하는 사업주에 대해 최대 500만원의 벌금과 300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물릴 수 있다.

    이런 법이 존재하는데도 공공부문이 버젓이 연령 제한을 두고 있는 이유는 뭘까. 인권위의 김 과장은 “법에 명시된 ‘합리적 이유’라는 단서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해당 부처나 지자체가 합리적 이유로 연령을 제한했다고 주장하면 얼마든지 빠져나갈 구멍이 있다는 것이다.

    주용석/김유미 기자 hohobo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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