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오 의원에 이어 정몽준 새누리당 전 대표도 당 대통령 후보 경선에 불참하겠다고 공식 선언했다.

정 전 대표는 이날 국회 정론관 기자회견에 앞서 미리 배포한 보도자료를 통해 "1987년 민주화 이후 4반 세기가 지난 현 시점에서 정당독재가 미화되는 시대착오적인 일이 벌어지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경선에 참여하는 것은 당이 권위주의 시대로 회귀하는 것을 묵인하고 일이기 때문에 경선에 출마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그는 "정당의 가장 큰 목표는 선거에서 이기는 것"이라면서 "그러나 선거에서의 승리는 공정하고 투명한 절차에 의해 이뤄져야 하며 목표를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면 이는 민주주의에 대한 부정"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정당내 선거 역시 마찬가지로, 대선후보를 선출하는 과정은 그 어떤 절차 보다 공정하고 치열해야 한다"며 "그렇게 선출된 후보만이 경선에서 패한 다른 후보를 포함한 전 당원의 지지를 받아 본선에서 승리를 기약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정 전 대표는 "새누리당이 정권을 재창출할 수 있기를 바라지만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새누리당과 보수가 재집권하도록 해야 한다는 주장은 오히려 당을 죽이고 보수를 죽이는 길"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앞으로 새누리당이 거듭날 수 있도록 끊임없이 노력하겠다"면서 "어떤 어려움이 있더라도 정당민주주의를 파괴하는 세력에 단호히 맞서 흔들림 없이 나의 길을 가겠다"고 말했다.

이날 오전 이재오 새누리당 의원 역시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그동안 완전국민경선제의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당내 경선에 불참하겠다고 말했다"며 "이 약속을 지키기 위해 오늘 무겁고 비통한 심정으로 새누리당 대통령후보 경선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그는 "지금 우리는 국내외적으로 어려운 시기를 맞고 있다"며 "다음 리더십은 소통하고 화합하는 리더십이 돼야 하고, 국민 위에 군림하는 권위적 리더십이 아니라 국민 속으로 들어가는 서민적 리더십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당은 현재 모습이 과연 국민들로부터 신뢰를 받을 수 있고 차기 정권을 감당할 지지를 받을 수 있는지 겸허히 반성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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