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재정위기 먹구름이 여전한 상황에서 최근 중소형주 및 코스닥시장 종목의 선전이 부각되고 있다.

실제 지난달부터 코스닥 및 중소형주는 코스피 및 대형주보다 양호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증권업계에선 당분간 이 같은 현상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며 투자전략에 참고할 것을 주문하고 있다.

9일 코스피지수는 이틀 연속 하락, 장중 1830선으로 떨어졌다. 글로벌 공조에도 불구하고 유럽 재정위기 사태 해결에 대한 의구심이 걷히지 않은 상황에서 미국 고용지표 부진이 겹쳐 증시는 연일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이날 오후 1시30분 현재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21.25포인트(1.14%) 떨어진 1836.95를 기록 중이다. 반면 같은 시각 코스닥지수는 0.78포인트(0.16%) 하락에 그쳐 선방하고 있다.

코스닥지수는 지난달부터 돋보이는 회복세를 나타냈다. 6월부터 지난 6일까지 코스피지수가 0.79% 상승에 그친 것에 비해 코스닥지수는 5.35% 뛰며 500 고지를 향해 뛰었다.

아울러 같은 기간 유가증권시장의 대형주(0.42%) 업종지수 대비 중형주(2.65%)와 소형주(4.07%) 업종지수 역시 월등히 우수한 수익률을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전문가들은 중소형주가 대형주보다 외국인 매물 부담이 덜했고, 선제적으로 조정을 받았기 때문에 이 같은 결과가 나왔다고 진단했다. 대형주의 경우 외국인 보유 비중이 높은 만큼 대외변수 불안과 함께 매물 출회가 큰 폭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란 설명이다.

류용석 현대증권 시장분석팀장은 "중소형주의 경우 우려가 선반영돼 낙폭과대주들이 대거 포진한 상황이었다"며 "2분기 실적 우려가 대두된 가운데 실적을 빨리 발표하는 대형주보다 코스닥 및 중소형주들이 상대적으로 선전한 것"이라고 풀이했다.

또한 기관 매수세 유입 역시 긍정적인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기관은 코스닥시장에서 지난달 19일부터 전 거래일까지 15거래일 연속 '사자'를 기록, 같은 기간 2722억원어치 주식을 사들였다.

김철중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유럽연합(EU) 정상회담 이후 수급이 꼬여있는 상황이지만 증시 하단이 일정 수준에서 지지되면서 점차 거래대금이 개선되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고 이 과정에서 대형주보다는 중소형주를 중심으로 한 종목 장세가 나타나고 있다"고 진단했다.

최운선 LIG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 역시 "국채 대비 회사채 신용스프레드가 과거 평균보다 높은 수준이지만 이달 들어 다시 축소, 고점 대비 하락하는 추세를 나타냈다"며 "이에 중소형주의 신용경색에 대한 우려가 완화, 자금 유입이 원활해질 수 있었다"고 말했다.

아울러 중소형주의 선전이 이달에도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류 팀장은 "종목별 상승 흐름이 지수로 확산되는 시기는 이달 말께가 될 전망"이라며 "기관의 코스닥 시장 매수에 관심을 가질 만 하다"고 조언했다.

최근 기관이 게임, 바이오 업종을 중심으로 실적 개선이 점쳐지는 낙폭 과대주들을 선별적으로 매수하고 있다는 진단이다.

최 팀장은 "스페인 국채 수익률이 고공행진하고 있는 등 유럽 재정위기 사태 추이에 비춰 프로그램 매수세 유발이 제한적인 국면이어서 이번주까지는 증시 탄력이 둔화되면서 중소형주의 강세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일시적인 눌림목으로 상승 이후 조정을 거칠 수 있지만 8~9월께에 재차 시장수익률을 웃도는 흐름이 나타날 수 있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한경닷컴 오정민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