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그룹은 1999년 국내 첫 기업윤리전담 부서인 ‘기업윤리 사무국’을 설치하고 다양한 봉사·기부 활동과 협력업체와의 상생경영을 체계적으로 전개해 왔다. 올 들어서도 계열사별로 협력업체 자금지원을 확대하는 등 동반성장 경영을 강화하고, 새로운 형태의 복지모델을 선보이는 등 사회공헌 활동을 더욱 활발하게 펼치고 있다.


◆‘기업-공공기관-시민’ 복지공동체

신세계그룹은 지난 4월 ‘이마트 희망마차’ 사업을 통해 기업(이마트)과 지방자치단체(서울시), 시민(서울시민) 등 3자가 함께 참여해 지역복지공동체를 구축하는 복지 모델을 제시했다. ‘이마트 희망마차’는 쪽방촌, 모자보호센터, 수해지역 등 복지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취약 계층을 찾아가 물품을 지원하고 다양한 나눔활동을 진행하는 프로그램이다.

이마트 임직원들의 개인 기부금과 회사 후원 금액을 바탕으로 기금을 조성해 물품을 마련하고, 서울시가 지원 대상인 저소득계층을 발굴하면, 해당 지역 인근 이마트 주부고객 봉사단과 이마트 임직원이 함께 나서 봉사활동을 진행하는 모델이다. 이마트는 전국 145개 점포에서 점포별로 30여명씩, 모두 4500명가량의 희망나눔 주부 봉사단을 운영하고 있다. 이마트는 이 사업이 일회성 활동에 그치지 않도록 방문 지역 점포와 고객, 인근 공공기관과 연계해 지역 복지공동체를 구축하고 지속적인 나눔활동을 전개할 예정이다.

‘희망마차’는 신세계그룹의 대표적인 사회공헌 활동인 ‘희망 배달 캠페인’이 확장된 모델이다. ‘희망 배달 캠페인’은 연간 적립기금이 40억원이 넘을 정도로 규모도 큰 데다 신세계 전 임직원이 참여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신세계가 희망배달 캠페인을 가동한 시점은 2006년 3월. 1999년 선포한 ‘윤리경영’을 구체화하기 위해 오랜 기간 다듬어온 사회공헌 활동을 구체화한 것이다. 이 캠페인의 특징은 신세계 임직원이 각자 자발적으로 낸 기부금과 동일한 금액을 회사 측이 ‘매칭 그랜트’ 방식으로 내놓아 기금을 만든다는 것이다. 개인 기부금은 각자 정하며 매달 급여에서 희망기금으로 자동이체된다.

현재 직원 기부금과 회사 기부금을 합친 월평균 적립금액은 3억4000만원에 이른다. 신세계 임직원들이 낸 기금은 저소득층 결연 아동을 위한 생활비 보조로 쓰이고, 회사에서 낸 기금은 저소득계층 아동환자를 위한 치료비와 ‘희망 장난감 도서관’ 건립 등에 활용된다.

◆협력사 동반성장 ‘잰걸음’

신세계그룹 주요 계열사들은 올해 새로운 동반성장 실천방안을 내놓고 협력사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고 있다. 신세계백화점은 올초 200여개 협력사 임직원이 참석한 가운데 ‘파트너 공존공영 간담회’를 열고 ‘동반성장 3대 실천방안’을 발표했다.

신세계는 우선 ‘공정한 거래문화 정착’을 위해 공동 판촉행사 때 중소 협력업체의 부담을 없애고, 백화점 입점업체 선정 시 외부 전문가가 참여하는 공개 박람회를 열어 공정성을 높이기로 했다. 또 백화점 매장에서 협력업체가 진행하는 행사나 상품을 알리는 공동 광고를 할 경우 비용을 신세계가 100% 부담하기로 했다.

‘협력사의 실질적인 이익 증대’를 위한 자금 및 경영지원 방안도 내놨다. 신세계는 올해 협력업체 상품 직매입 규모를 작년보다 30% 증가한 2000억원으로 늘리고, 상생플러스론 동반성장펀드 등 중소 협력사 경영자금 지원 규모도 작년보다 40% 늘린 1000억원으로 책정했다.

‘신뢰 최우선 경영’도 제시했다. 협력업체가 안정적으로 영업할 수 있도록 인테리어 비용 보상기간을 2년으로 유지하고, 신규로 거래하는 중소기업의 입점·납품 기간도 2년을 보장하기로 했다. 매장에서 일하는 협력사원 근무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점포 휴게실 개선과 보육시설 운영도 확대하기로 했다.

이마트도 지난달 중소 협력업체에 운영자금을 낮은 금리로 빌려주는 ‘동반성장 펀드’ 규모를 기존보다 50% 많은 1160억원으로 늘렸다. 자금지원을 받을 수 있는 기업도 자체 선별한 150개 우수 중소기업에서 이마트와 동반성장 협약을 맺은 960개 협력사 전체로 확대했다. 기업당 대출 한도를 5억원에서 10억원으로 늘리고 펀드 연계 은행도 국민은행과 하나은행에서 기업은행을 추가한다. 경영 컨설팅도 강화한다.

송태형 기자 toughl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