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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아침의 시] 나무가 말하였네 - 강은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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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제와 문화의 가교 한경
    나무가 말하였네

    강은교


    나무가 말하였네

    나의 이 껍질은 빗방울이 앉게 하기 위해서

    나의 이 껍질은 햇빛이 찾아오게 하기 위해서

    나의 이 껍질은 구름이 앉게 하기 위해서

    나의 이 껍질은 안개의 휘젓는 팔에

    어쩌다 닿기 위해서

    나의 이 껍질은 당신이 기대게 하기 위해서

    당신 옆 하늘의

    푸르고 늘씬한 허리를 위해서


    나무는 모든 것을 다 내줍니다. 차가운 빗방울과 따스한 햇빛, 뭉글거리는 구름과 짙은 안개를 위해 자신의 껍질을 온전히 드러내며 아낌없이 주는 나무. 그렇게 남을 위한 자세로 서 있는 나무의 궁극적인 꿈은 무엇일까요. 바로 ‘당신이 기대게 하기 위해서’입니다. 그것도 ‘당신 옆 하늘의/ 푸르고 늘씬한 허리’까지 껴안고 싶다는 것입니다. ‘우리가 물이 되어 만난다면/ 가문 어느 집에선들 좋아하지 않으랴/ 우리가 키 큰 나무와 함께 서서/ 우르르 우르르 비 오는 소리로 흐른다면’으로 시작하는 시 ‘우리가 물이 되어’의 그 ‘키 큰 나무’처럼 낭창거리는 당신의 허리를 보듬어 안아보기 위해 이렇듯 오래, 아름답게 기다리는 그의 모습이 아주 뭉클합니다.

    고두현 문화부장·시인 kd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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