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를 준비하는 베이비붐 세대에게 ‘단독주택 용지’가 단연 인기입니다. 전원주택이나 ‘세컨드 하우스’(별장)는 물론이고 상가주택이나 훌륭한 수익형 부동산도 지을 수 있어요. 전략을 잘 세우면 일반 오피스텔 투자보다 훨씬 높은 수익을 올릴 수도 있습니다.”

강성용 LH(한국토지주택공사) 통합판매센터 차장은 “올 상반기에는 단독주택용지 규제 완화를 위한 인허가 변경 등으로 공급이 다소 저조했지만 하반기부터 알짜 단독주택 용지가 많이 나오니 눈여겨보라”며 이같이 말했다.

1989년 LH 전신인 한국토지공사에 입사한 강 차장은 토지·주택 분야 전문가다. 공인중개사 자격을 보유하고 있으며 2011년부터 통합판매센터에서 단독주택지 등 토지 분양 관련 상담을 담당해왔다.

○수익률 높아진 점포 겸용 용지 인기

LH 등 공기업은 신도시나 택지개발지구에서 단독주택 용지도 꽤 많이 공급한다. 여러 가지 주거 유형을 배치해 다양성을 확보하고 스카이라인과 미관을 살리기 위해서다.

단독주택 용지는 주거 전용과 점포 겸용으로 나뉜다. 주거 전용은 순수 주거 목적의 건물만 지을 수 있고, 점포 겸용은 대지 연면적의 40%까지는 상업 목적의 근린생활 시설을 설치할 수 있다.

과거에는 주로 점포 겸용이 인기를 끌었지만 최근에는 주거 전용을 찾는 이들도 많다. 강 차장은 “‘땅콩 주택(듀플렉스 홈)’ 등의 인기로 주거 전용 땅이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점포 겸용은 과거부터 없어서 못파는 용지다.

강 차장은 “상업용지는 입찰 방식으로 공급하는 까닭에 가격이 높아지기 쉽지만 점포 겸용 용지는 감정가격 기준으로 공급한다”며 “점포 겸용 용지를 분양받아 상가주택이나 원룸·다가구주택을 짓는 게 유망하다”고 말했다.

최근 정부가 단독주택 용지 규제를 완화하면서 매력은 더욱 커졌다. 지난해 발표가 난 5·1 부동산 대책에서 층수 제한을 완화하고, 신축 가구수 제한을 폐지했다. 강 차장은 “주차장 법 등 다른 법령을 고려하면 한 필지당 최대 8가구 공급이 가능하다”며 “같은 면적의 땅에 더 많은 임차인을 들일 수 있는 셈”이라고 말했다.

○과거 인기 지역 보면 성공 보인다

강 차장은 주거 전용 용지는 녹지가 가깝고 교통이 편리한 곳이 좋다고 설명했다. 이에 반해 점포 겸용 용지를 구입해 상가를 낼 생각이라면 아파트나 공동 편의시설이 가까운 곳이 유리하다고 했다.

그는 또 주변 환경을 잘 살펴야 좋은 물건을 살 수 있다고 조언했다. 지난달 101개 필지를 분양해 평균 경쟁률 313 대 1을 기록한 청주 율량 2지구의 경우 원룸, 오피스텔 등 수익형 부동산을 지으려는 목적의 투자자가 대거 몰렸다. 청주 지역에서 오랜만에 나온 단독주택지인 데다 인근에 청주대가 있어 안정적인 임대 수요가 예상된 덕이다. 강 차장은 “주변에 대학이나 관공서 등이 있으면 유동인구가 풍부해 상가주택이나 수익형 부동산 운영 모두에 적합하다”고 설명했다.

지난 3월 분양해 133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한 양산 물금1지구의 경우 인근에 부산대와 종합병원이 있다는 점이 흥행 요인이었다는 분석이다. 그는 “종합병원의 경우 간호사들이 3교대 근무를 서기 때문에 임대 수요가 풍부하다”며 “인근 시설 근로자들의 근무 패턴 등을 고려해 업종을 선택하면 좋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현장 조사가 필수적이라고 강조한다. 강 차장은 “직접 방문해 땅의 경사와 향(向)을 확인하고 소음 등도 점검해야 한다”며 “주변에 기피 시설이 있으면 임차인을 구하기 어렵다”고 조언했다.

○동탄·울산·김포한강 등 유망

강 차장은 경기 화성 동탄신도시, 김포 한강신도시 등에서 하반기 분양하는 단독주택 용지가 유망하다고 추천했다.

우선 점포 겸용 용지의 경우 이달 109개 필지를 공급하는 화성 동탄일반산단을 유망 지역으로 꼽았다. 공장들이 이전해 오면서 주변 유동인구가 크게 늘어났기 때문이다. 8월 127개 필지가 나오는 울산 우정혁신도시도 빠르게 개발이 진행 중이서 유망하다는 평가다.

10월 327개 필지를 공급하는 김포 한강신도시도 교통 여건이 대폭 개선되고 있어 주목해볼 만하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강 차장은 또 “370 대 1의 평균 경쟁률을 기록하며 마감한 원주 무실2지구 인근의 강원원주혁신도시에서도 최근 30여개 필지가 새로 나와 수의계약을 받고 있다”고 소개했다.

휴양이나 전원생활용으로 세컨드 하우스를 짓기 위한 목적이라면 동해 바다 쪽 주거 전용 용지를 눈여겨보라고 조언한다. 필지당 8천~1억2000만원 정도면 동해 조망이 가능한 땅을 얻을 수 있는 데다 평창올림픽 호재로 가격 상승 여지도 높다는 설명이다.

○기반 시설 갖춘 게 장점

그는 LH가 공급하는 물량은 가격 상승 여력이 높다고 강조했다. 강 차장은 “분양 당시 3.3㎡당 700만원 정도이던 판교 단독주택 용지는 현재 1000만원 이상 호가한다”며 “단독주택 용지는 기반시설이 갖춰지면서 점진적으로 오르는 패턴을 보이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LH 땅은 민간 단독주택 용지에 비해 기반시설이 뛰어나다고 설명했다. 강 차장은 “도로, 상하수도, 전기 등을 기본적으로 다 갖추고 있어 공사비를 아낄 수 있다”며 “민간에서 분양하는 땅은 값이 싸더라도 이 같은 공사 작업을 각자 추가로 해야 하는 경우가 많으므로 잘 따져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소람 기자 r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