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전원회의는 이번에 과징금 부과를 결정하면서도 당초 심사국이 SK그룹의 문제점으로 지목한 다른 사안들에 대해서는 사실상 ‘기각’ 결정을 내린 것으로 확인됐다.

조사를 총괄한 공정위 시장총괄과는 SK 계열사들이 SK C&C에 ‘현저한’ 규모로 일감을 몰아줬다는 점과 SK C&C가 의도적으로 배당성향을 높여 총수 일가에 경제적인 이익을 몰아줬다는 점을 앞세워 과징금 부과의 타당성을 강조했다. SK 계열사들이 C&C에 고의로 높은 인건비를 제공함으로써 총수 일가가 경제적 이득을 얻도록 지원했다는 것.

하지만 SK C&C는 이 두 가지 모두 공정위 전원회의로부터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우선 SI업체들이 내부 계열사들로부터 일감을 몰아서 받는 것은 재무제표 투자계획 인건비 등 기업의 영업비밀을 다루는 SI업체의 특성상 어쩔 수 없다는 점이 반영됐다. 변화무쌍한 IT 서비스 환경도 고려됐다.

전원회의는 또 SK C&C가 계획적으로 배당성향을 올렸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근거가 부족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사무국은 SK C&C의 배당성향이 2010년 29.6%에서 2011년 32.1%로 올라갔다고 주장했다. 배당성향이란 기업의 세후이익금에서 배당금 형태로 현금을 주주에게 지급한 금액의 비율을 뜻한다. 배당성향이 올라갈수록 주주의 몫은 많아진다는 뜻이다. 하지만 공정위가 제시한 이 같은 수치는 사실이 아닌 것으로 판명됐다.

2010년부터 회계기준이 K-GAAP(한국회계기준)에서 IFRS(국제회계기준)로 바뀐 것을 반영하지 않은 탓이다. IFRS에 따르면 SK C&C의 배당성향은 2010년 12.7%에서 2011년 8.3%로 오히려 낮아졌다.

박신영 기자 nyus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