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7월6일 오전 9시31분 보도

롯데쇼핑이 주식시장뿐 아니라 채권시장에서도 라이벌인 이마트에 체면을 구길 가능성이 커졌다. 하이마트 인수로 인해 신용등급이 하락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국제신용평가사인 무디스는 6일 하이마트 인수계약을 체결한 롯데쇼핑의 신용등급을 떨어뜨리기 위한 검토 작업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두 회사가 시너지 효과를 내더라도 1조2000억원에 달하는 인수비용 부담을 상쇄하지 못할 것이란 분석에서다.

국내 최대 백화점업체인 롯데쇼핑은 1위 대형마트 업체인 이마트와 똑같이 무디스로부터 ‘A3’ 신용등급을 받고 있다. ‘Aaa’부터 ‘C’까지 21개 등급체계 가운데 7번째에 해당한다. 롯데쇼핑 등급이 ‘Baa1’으로 조정되면 이마트보다 한 단계 낮아진다.

증시에선 이마트가 작년 6월 신세계에서 분할 상장한 이후 이날까지 11.2% 오른 반면 롯데쇼핑은 38.3% 하락했다. 그러나 똑같은 신용등급 덕분에 롯데쇼핑과 이마트의 국내외 채권 금리는 늘 쌍둥이처럼 붙어다녔다. 같은 기간 양사의 회사채 금리는 한번도 0.1%포인트 넘게 차이난 적이 없다. 최근엔 3년물 기준으로 똑같이 연 3.6% 수준을 나타냈다.

이런 금리 ‘동행’은 롯데의 빠른 이익 성장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지속되기 어려울 전망이다. 국내 신용평가업계도 최근 롯데의 재무 부담 증가에 주목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신평사 관계자는 “롯데의 신용등급이 투자지출 확대로 인해 안 좋은 쪽으로 가고 있다”고 우려했다. 현재 롯데쇼핑과 이마트의 국내 신용등급은 똑같이 ‘AA+’다.

이태호 기자 th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