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의 2분기 실적 잠정치엔 ‘삼성전자의 가공할 힘’과 ‘경기 침체에 따른 불안감’이 동시에 담겨 있다. 6조7000억원이란 사상 최대의 영업이익을 냈지만 매출(47조원)은 증권가 예상치를 밑돌았다. 불황의 여파를 받기 시작한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3분기에도 갤럭시S3를 앞세워 분기 사상 최대 영업이익 신기록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일각에선 지난해 4분기 시작한 신기록 행진은 3분기가 정점이 될 것이란 관측이 함께 나온다.

○프리미엄전략 빛났다

삼성전자의 2분기 영업이익은 △스마트폰 성장 지속 △반도체 디스플레이 업황 개선 △런던올림픽을 앞둔 TV 특수 등으로 요약된다.

1분기엔 휴대폰 부문이 영업이익의 72.9%(4조2700억원)를 차지했다. 이번엔 휴대폰과 TV 반도체 등이 고르게 선전했다.

증권업계는 휴대폰이 전체 이익의 65%인 4조4000억원가량을 거둔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5월 말 판매를 시작한 갤럭시S3의 출하량은 600만~700만대로 추정된다. 반도체는 D램값 상승 등으로 1분기(7800억원)보다 많은 1조1000억~1조2000억원, 디스플레이는 패널값 안정에 힘입어 1분기(2800억원)의 2배가 넘는 6000억~7000억원의 영업이익을 낸 것으로 관측된다. 변한준 KB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업황이 회복된 반도체와 디스플레이가 많이 좋아졌다”고 말했다.

증권정보업체 Fn가이드가 취합한 증권사들의 2분기 실적 전망치는 매출 49조9965억원, 영업이익 6조6732억원이었다. 매출이 예상을 밑돌았으나 영업이익 규모는 비슷했다. 불황 속에서도 삼성전자의 프리미엄 전략이 빛을 발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송명섭 하이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영업이익 증가는 이익률이 좋은 고가 제품이 상대적으로 많이 판매돼 제품 믹스가 개선된 덕분”이라고 말했다.

○‘200-30클럽’ 불황대응이 변수

삼성전자의 영업이익 신기록은 3분기에도 이어질 것이란 게 증권업계 전망이다. 갤럭시S3가 본격적으로 팔려나가고 있어서다. 상반기 매출 92조원, 영업이익 12조5500억원을 낸 삼성전자가 올해 매출 200조원, 영업이익 30조원 달성이 가능하다는 예상도 나온다. 통상 IT업종은 상반기보다 하반기가 훨씬 실적이 좋다. 신현준 동부증권 애널리스트는 “3분기까지 영업이익이 20조원을 넘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다만 세계 경기가 변수다. 삼성전자는 지난달부터 유럽발 위기에 대응해 ‘시나리오 경영’에 들어갔다. 유로화 가치 급락에 따른 환차손과 판매 감소가 나타나고 있어서다. 증권업계도 지난달부터 조금씩 실적 추정치를 낮추고 있다. 애널리스트들은 한두 주 전만 해도 삼성전자의 2분기 영업이익을 7조원대로 예상했다.

가장 큰 효자인 휴대폰 부문에선 ‘갤럭시 넥서스 판매금지’ 문제가 위협 요인으로 부상했다. 애플은 올 10월께 아이폰 5를 내놓는다. 김영찬 신한증권 애널리스트는 “시장은 오는 27일 본실적 발표 때 함께 내놓을 향후 실적에 대한 전망치(가이던스)에 주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현석/강영연 기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