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어령 "경찰 쇄신, 거친 언어부터 고쳐라"
“외국에서는 ‘Adult only’(성인 전용) 정도로 표현하는데 우리나라에서는 ‘연소자 입장불가’라고 강하게 적어둡니다. ‘천천히 가세요’ 정도로 적어도 될 것을 꼭 ‘서행, 속도위반시 엄단’이라고 빨간 글씨로 쓰는 것도 문제입니다.”

이어령 전 문화부 장관(사진)이 6일 오전 서울 미근동 경찰청사를 방문했다. 수원 20대 여성 납치·살해사건 부실수사, 잇따른 부패비리 사건으로 실추된 경찰의 이미지 회복을 위한 ‘명사와 함께 하는 경찰쇄신토론회’ 강사로 초청된 것.

이 전 장관은 “경찰에 아무런 감정이 없던 사람들도 경찰이 지금처럼 거친 언어를 쓰지 않는다면 ‘경찰은 내 편’이라고 인식할 것”이라며 “여지껏 공권력의 강압적 힘 때문에 지켰던 것을 내가 스스로 협조하고 있다는 생각을 갖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외국노동자들은 예전 우리 노동자들같지 않고, 외국에서 온 주부들도 우리식 문화가 통하지 않는다”며 “이를 화합하고 갈등을 조정하려면 긍정적인 경찰상을 정립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새로운 시대 경찰의 힘은 권총, 제복, 배지에서 나오지 않는다”며 “바로 문화의 힘, 언어의 힘에서 경찰의 힘이 나온다”고 역설했다.

김선주 기자 sak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