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지수가 6일 연속 상승하며 500선 탈환을 눈앞에 뒀다. 지난 4월18일(501.92) 이후 두 달 반 만이다. 유럽 및 글로벌 경기지표에 따라 지속적으로 출렁이는 유가증권시장과 달리 대외 변수의 영향을 적게 받는 점이 코스닥시장의 상대적 강세 이유다. 삼성전자와 같은 주도주는 없지만 잘 알려지지 않은 ‘무명’ 종목들의 거침없는 상승세도 코스닥시장에 힘을 보태고 있다.

◆코스닥 강세 지속

5일 코스피지수는 1.04포인트(0.06%) 오른 1875.49로 거래를 마쳤다. 3일 연속 오름세를 이어갔지만 상승세가 주춤해진 모습이다. 유럽중앙은행(ECB)의 금리 인하 여부가 결정되는 금융통화정책회의를 앞두고 투자자들이 관망세를 보였다. 외국인 순매수 규모는 140억원으로 전날(1733억원)에 비해 큰 폭으로 줄었고, 개인은 차익 실현에 나서며 1655억원을 순매도했다. 기관은 1858억원을 순매수했다. 정유석 교보증권 연구원은 “유럽 재정위기 공포가 한층 누그러졌지만 중국과 미국 경기가 또 하나의 불안 요인으로 등장하면서 투자자들이 적극적으로 매수에 나서지는 못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반면 코스닥시장은 상대적 강세를 보이고 있다. 코스닥지수는 이날 497.34로 마감, 500선에 바짝 다가섰다. 코스닥지수는 지난달부터 ‘우상향’을 유지하고 있다. 외국인 매도세에서 자유롭고 기관이 13일 연속 순매수를 이어가고 있어 수급 측면에서 유가증권시장보다 유리한 환경이란 평가다. 김영근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달부터 기관들이 중소형주 비중을 적극적으로 늘리고 있다”며 “경기 둔화에 상관없이 수요가 확대되는 업종이면서 실적 개선 추세가 뚜렷한 중소형주가 대상”이라고 설명했다. 기관은 지난 6월 이후 코스닥시장에서 2011억원을 누적 순매수했다.

◆무명 종목 돌풍

코스닥의 이번 500선 도전은 시가총액 100위 밖의 ‘무명’ 종목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는 점이 과거와 다르다.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현대차의 스마트카 투자에 따라 새로운 부품업체들이 떠오르고, 모바일 중심으로 생활환경이 바뀌면서 관련 업체가 부각되고 있다. 김희성 한화증권 연구원은 “기술 및 사회 패러다임의 변화에 따라 코스닥 내에서도 각광받는 종목이 달라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알에프텍은 올 들어 146.8% 상승했다. 삼성전자에 갤럭시S3용 무선충전기를 납품하게 됐기 때문이다. LG전자의 옵티머스 LTE2를 비롯해 다른 스마트기기에도 무선충전 기술이 적용되고 있어 전망이 밝다는 평가다. 다른 무선충전기업체 크로바하이텍도 올해 57.8% 올랐다. MDS테크는 현대차그룹의 스마트카 투자 수혜주로 꼽힌다.

올해 58.4% 오른 플랜티넷은 모바일 유해 정보 차단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다. 문현식 NH농협증권 연구원은 “중고생들까지 스마트폰 사용이 늘면서 유해 사이트 접속에 대한 부모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며 “KT에 이어 올해 안에 LG유플러스, 2013년에 SK텔레콤으로 서비스가 확대되면 매출이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인포뱅크(52.6% 상승)와 윈스테크넷(48.5%)도 모바일 확산에 따라 새로 떠오르는 종목이다. 인포뱅크는 TV오디션 프로그램에서 자주 쓰이는 문자투표 시장을 독점하고 있으며, 윈스테크넷은 네트워크 보안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위닉스(53.8%)는 우리나라가 습한 기후로 변하면서 제습기 판매가 호조를 보이는 점이 부각되고 있다. 위닉스의 제습기 국내 매출은 2009년부터 올해까지 연평균 139% 증가하고 있다.

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