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국립과천과학관에서 열린 이날 출마 선언식에는 한명숙 전 대표, 천정배 전 법무부 장관, 조정식 의원을 비롯해 지지자 200여명이 참석했다.
김 의원의 출마 선언은 스티브 잡스의 프레젠테이션을 연상케 했다. 청바지 차림에 헤드셋 마이크를 착용한 김 의원은 과학관 광장에 설치된 무대까지 50m를 달려나와 지지자들에게 인사했다. 연단과 마이크는 없었다. 대형 전광판에는 그가 4대강 사업의 폐해를 지적하는 내용을 담은 자작시 ‘영산강’을 낭송하는 영상이 나왔다.
김 의원은 경제의 근본 체질을 바꾸는 ‘고통이 수반되는 성장’을 추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구체적으로 △이·공계 출신 병역 특례 △중소기업부 신설 △과학기술부 부활 △신재생에너지 정책 확대 △대통령 4년 중임제 개헌 등을 제시했다.
그는 회견 도중 소나기가 내려 한 보좌진이 우산을 갖다줬지만 이를 사양한 채 “비가 오고 있지만 나를 지지한다면 자리를 뜨지 말고 내 얘기를 들어달라”며 발표를 이어갔다.
박근혜 전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에 대해 “나는 박근혜 대통령 시대를 막아야 한다는 소신이 있다”며 “과거 권위주의 시대의 리더십보다 더 소통하기 어려운 그는 창조의 시대에 상상력을 제공하기 어렵다”고 비판했다.
당내 경선과 관련해선 “민주당은 통합진보당과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에 끌려다니는 좌고우면 정당”이라며 “당내 인물을 기용할 생각은 하지 않고 공동 정권을 논의하고 단일화 일정을 잡아 국민의 힘을 빼는 정치현실에 맞서 끝까지 싸울 것”이라고 지도부를 비판했다.
허란 기자 wh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