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증권은 4일 우리투자증권의 인수합병(M&A)과 관련된 네가지 시나리오를 제시했다.

원재웅 동양증권 애널리스트는 우리투자증권 M&A 첫번째 시나리오로 우리투자증권 분리 매각 시도를 꼽았다.

원 애널리스트는 우리금융지주의 수월한 매각을 위해 자회사를 분리매각하는 경우 매수자가 누군지에 따라 영향이 다르나 은행계열 매수자가 아니라면 은행계열 할인리스크가 해소된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두번째 시나리오는 PEF가 우리금융지주를 인수한 후 매수자를 찾지 못해 장기간 우리금융지주를 보유하는 경우다.

그는 PEF가 보유하는 동안은 우리금융지주 내 지배구조 및 조직변화는 일어나지 않을 가능성이 크므로 그 동안 우리투자증권은 현재와 같은 은행 디스카운트가 유지될 전망이라며 매수자가 자회사를 포함한 일괄매각을 원하는지 자회사와 분리해서 매수하길 원하는지 모르는 상황에서 PEF가 굳이 우리금융 내 지배구조를 바꿀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판단했다.

세 번째 시나리오는 KDB 금융지주가 우리금융을 인수하고 KDB대우증권과 우리투자증권을 합병하는 경우다.

원 애널리스트는 "대우증권과 우리투자증권 합병은 주가에 부정적"이라며 "자기자본 6조원 이상의 초대형 증권사 탄생은 긍정적이나 수익구조나 고객층의 큰 차이가 없어 '1+1=2'가 되기는 쉽지 않다"고 분석했다.

마지막은 중소형증권사를 보유한 KB금융지주나 NH금융지주가 우리금융을 인수하고 우리투자증권을 합병하는 경우다. HMC 투자증권이나 SK 증권 같은 중소형 증권사가 우리투자증권을 합병하는 경우도 비슷한 경우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그는 이런 상황은 과거 신한지주가 굿모닝증권을 인수하고, NH농협이 세종증권을 인수했을 당시와 비슷한 상황이고 합병 후 주가에도 긍정적이라고 기대했다. KB증권과 NH증권은 지점수가 적어 지점확대를 통한 수익증대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원 애널리스트는 KB증권과 NH증권의 브로커리지 비중은 각각 35%, 28%로 브로커리지가 수익의 40~50%을 차지하는 타 증권사보다 현저히 낮아 M&A 를 통해 판매채널을 단기간에 확보할 수 있다면 다양한 시너지를 일으킬 기반을 확보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첫번째와 네번째 시나리오는 합병에 긍정적이라며 정치적 요소 등을 고려해야 하지만 두번째와 세번째 시나리오에 비해 실현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한경닷컴 정형석 기자 chs879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