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좋아하는데 정치인으론 …"
대선시계가 빨라지면서 부산·경남(PK) 민심이 요동치고 있다. PK가 새누리당 텃밭인 만큼 박근혜 전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에 대한 지지는 견고했다. 야권 주자를 놓고는 부산과 경남이 갈렸다. 부산에서는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 대 문재인 민주통합당 상임고문 간 대결 양상이고 경남에서는 김두관 경남지사와 문 고문이 양강 구도를 보이고 있다. 안 원장에 대해서는 “멘토로서는 좋아하지만 정치인으로서는 막연하다”는 반응도 적지 않았다.

박 전 위원장에 대해선 “텃밭 주자로서의 상당한 지지세가 유지되고 있다”는 게 시민들의 반응이다. 50대 직장인 이모씨는 “총선에선 심판 분위기가 팽배해 야당을 많이 찍었지만 대선에선 투표 성향이 많이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거제시외버스터미널 앞에서 만난 50대 택시기사는 “박 전 위원장이 예전만큼 보수적이지 않다”며 “젊은 사람들도 많이 좋아한다”고 했다. “그가 새누리당의 PK 총선 득표율(52%)보다는 더 득표하지 않겠느냐”는 얘기도 나왔다.

민주당 주자에 대한 평가는 갈렸다. 장운 민주당 거제지역위원장은 “경남에서는 김 지사가 당심에서 우세하지만 민심에선 문 고문과 비슷할 것”이라고 말했다. 부산시당 관계자는 “부산시당은 조경태 의원을 지지하는 일부를 빼고 다수가 문 고문 쪽”이라며 “일반 시민들 사이에선 문 고문과 안 원장이 주로 얘기된다. 김 지사에 대한 기대감도 작지 않다”고 설명했다.

택시기사 김모씨는 “문 고문은 대선 출마 선언 이후 말하는 게 아쌀하다(화끈하다)고 사람들이 얘기한다”고 했다. 양정동 삼성서비스센터에서 일하는 이모씨(49)는 “김 지사는 이장부터 군수까지 하면서 국민과 함께해온 게 장점”이라며 “김 지사가 문 고문보다 젊고 강한 이미지를 갖고 있지 않나”라고 말했다.

아직 대선 출마 여부를 밝히지 않은 안 원장에 대해선 유보적인 입장이 많았다. 인터뷰한 부산 대학생 9명 가운데 6명이 ‘정치인 안철수’에 대해 애매한 답변을 내놨다. 부산대 3학년인 최모씨는 “안 원장이 열린 생각을 가진 것 같고 젊은 사람들의 고민을 알고 있기 때문에 사람들이 지지한다”며 “멘토로서는 좋은데 정치인으로선 다시 생각해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부산대 4학년인 윤모씨는 “안 원장은 정치 경험이 없어서 대통령으로서 잘할지 모르겠다”고 했고, 부산 서면 지하상가에서 만난 동아대 3학년 백모씨는 “안 원장은 기업인이기 때문에 정치를 잘할지 모르겠다”고 유보적인 입장을 내비쳤다.

부산=허란 기자 wh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