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7회 US여자오픈(총상금 325만달러)이 14년 전 박세리(35)가 ‘맨발 투혼’을 보여주며 정상에 올랐던 미국 위스콘신주 콜러의 블랙울프런 챔피언십코스(파72·6984야드)에서 열린다.

세계 랭킹 1위 청야니(23·대만)는 이 대회에서 우승하면 사상 6번째로 4대 메이저 대회를 모두 제패하는 ‘커리어-그랜드슬램’을 완성하게 된다. 17차례 메이저 대회에 출전해 5승을 기록 중인 청야니는 US여자오픈에서는 아직 우승하지 못했다.

시즌 초반에 3승을 거둔 청야니는 최근 3개 대회에서 ‘톱10’에 한 번도 들지 못하는 부진에 빠졌다. 특히 지난주 아칸소챔피언십에서는 컷 탈락하는 수모를 당했다.

청야니는 4일 연습라운드를 마친 뒤 “여기서 우승한다면 엄청난 일이 될 것이다. 그러나 실패한다고 해도 내가 크게 바뀌지는 않을 것”이라고 애써 담담해했다. 내년부터 에비앙마스터스가 제5의 메이저대회로 승격돼 이번이 ‘4대 메이저 대회 그랜드슬램’의 마지막 기회다.

지금까지 커리어-그랜드슬램은 팻 브래들리, 줄리 잉스터, 아니카 소렌스탐, 루이스 서그스, 캐리 웹, 미키 라이트 등 6명만이 달성했다. 남자는 진 사라센, 벤 호건, 개리 플레이어, 잭 니클라우스, 타이거 우즈 등 5명만이 경험해봤다. PGA 최다승 기록 보유자인 샘 스니드(82승)와 LPGA 최다승의 캐시 위트워스(88승)도 이 대기록은 이루지 못했다. 메이저에서 15승을 거둔 패티 버그도 실패했다. 메이저 5승을 거둔 박세리는 나비스코챔피언십에서 우승하지 못했다.

청야니의 ‘대항마’는 역시 한국 선수들이다. 1998년의 영광 재현에 도전하는 박세리를 비롯해 박인비, 지은희, 유소연 등 역대 US여자오픈 챔피언들이 재등극을 노린다. 최나연은 청야니, 수잔 페테르센(노르웨이)과 5일 밤 11시58분(한국시간)에 1번홀에서 출발한다.

대회 코스는 14년 전 파71, 전장 6412야드에서 올해 파72, 전장 6954야드로 조정됐다. 파4였던 7번홀이 올해엔 파5로 바뀌면서 파72의 코스가 됐다. 박세리의 맨발 투혼이 빛났던 18번홀(파4)의 워터해저드에도 다시 물이 채워졌다. 전장도 421야드에서 445야드로 24야드가 길어졌다.

한은구 기자 to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