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엑스포 특수' 실종…관람객 목표 25% 불과
“특수는커녕 사람 구경도 어렵습니다.” 지난 1일 여수시 중앙동 S서대횟집 주인 김모씨(62)는 요즘 장사가 잘되냐는 물음에 손사래부터 쳤다. 차로 10여분 거리의 박람회장에는 휴일을 맞아 5만여명이 북적거렸던 것과 달리 여객선 터미널 인근의 이곳은 종일 한산했다.

김씨는 “기대와 달리 가게를 찾아오는 관광객들을 찾아보기 힘들다”며 푸념했다. 여수시 국동의 B모텔 주인 박모씨(46)도 “수억원을 빚내 모텔 증축공사까지 했지만 예약률이 절반도 안된다”며 한숨만 내쉬었다.

여수세계박람회의 관람객이 기대치를 밑돌면서 엑스포 경제효과도 기대할 수 없게 됐다. 여수시민들은 불만을 쏟아내고 있다. 승용차안타기 등 엑스포 성공을 위해 불편을 감수했지만 정작 누리게 된다던 엑스포 대목이 실종됐기 때문이다.

○박람회는 여수시민들에게 ‘그림의 떡’

엑스포 효과를 누리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는 관람객 동원 실패다. 개막 50일을 넘긴 이날 박람회장을 다녀간 관람객은 당초 목표의 25% 수준인 약 220만명. 더구나 관람객의 70% 정도가 노인과 학생 등 당일치기 단체관람객들로 지역경제에 보탬이 되지 않는다는 분석이다. 또 시 외곽에 마련한 환승주차장이 관람객의 여수시내 방문을 가로막고 있다는 게 지역민들의 주장이다.

이에 지역민들은 2·3일 입장권 할인과 평일 환승주차장 폐쇄, 여수~제주 간 여객선 활성화, 빅오쇼 하루 2회 공연, 엑스포 폐장 시간 단축 등을 조직위에 요구해왔다. 조직위 관계자는 “시민들의 요구사항 중 셔틀버스 30대 시내까지 운행, 빅오쇼 하루 2회 공연, 폐장시간 30분 단축 등을 최근 수용했다”며 “입장료 추가 인하와 관람객 편의 확충 등 추가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빗나간 경제효과

여수세계박람회는 전국적으로 생산 12조2328억원, 부가가치 5조7201억원, 고용 7만8833명의 경제적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여수엑스포조직위는 예상했다. 이 중 생산 5조1532억원, 부가가치 2조4267억원, 고용 3만3788명 등 절반가량을 개최지인 전남에서 혜택을 본다는 분석을 내놨다.

하지만 이는 물건너갔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지역민들은 ‘조직위가 경제효과를 터무니 없게 부풀렸다’며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정부가 박람회를 위해 도로 개설 등에 쏟아부은 SOC예산 4조원도 “과연 타당한 투자였느냐”고 지적하고 있다.

○엉터리 수요조사, 텅빈 환승주차장

관람객 수요조사는 세 차례에 걸쳐 실시됐다. 2010년 4월 산업연구원의 1차 조사에서 954만명, 이듬해 경희대 2차 조사에서는 1047만명, 올 2월 경희대 3차 조사에서는 1082만명을 제시됐다. 이를 근거로 조직위는 하루평균 10만~20만명이 박람회장을 찾을 것으로 보고 인근 도시를 포함한 시 외곽에 승용차 전용 환승주차장을 만들었다.

하지만 이들 주차장은 텅텅 비면서 요즘 무용지물이 되고 말았다. 엉터리 수요조사가 가져온 결과다. 인구 29만명인 도시에 매일 시 인구의 3분의 1가량인 11만여명이 박람회장을 찾을 것이라는 예측 자체가 무리했다는 것이다. 남기범 서울시립대 사회학과 교수는 “용역조사가 발주자의 입장을 지나치게 고려하면서 조사의 신뢰성을 떨어뜨리는 경우가 있다”며 “보다 신중하고도 정밀한 접근이 필요했다”고 지적했다.

여수=최성국 기자 skcho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