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한식 세종시장(사진)이 최근 깊은 고민에 빠졌다. 정치권, 중앙행정기관과 세종시 간에 가교역할을 할 정무부시장 인선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유 시장은 지난 1일 세종시 출범에 맞춰 행정분야의 모든 인사를 마무리했다. 임명직만 남겨둔 상태다. 유 시장은 취임식 후 기자회견에서 “(정무부시장 인선은) 그렇게 급한 문제가 아닌 만큼 사람을 고르는 중”이라며 “저와 손잡고 세종시를 발전시킬 수 있는 인물을 영입하기 위해 힘을 쏟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정무부시장 하마평에 오르고 인사는 두 명 정도다. 하지만 세종시 조기 안정화를 위한 요건에는 두 인사 모두 적합하지 않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 인사는 연기군청 출신으로 지역에 정통하지만 중앙무대 경험이 약하다는 평이다. 또 다른 인사는 그 반대다. 정치권에서 오랜 경험을 축적했지만 타지역 출신이라는 단점이 있다. 유 시장이 깊이 고심하는 대목이다.

지역에서는 세종시 내 지역 간 격차 해소를 위해 경제 전문가가 기용돼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세종시 건설지역에만 정부 예산 8조5000억원이 투입되고 있을 뿐 편입지역에 대한 발전계획은 마련되지 못하고 있는 이유에서다. 조치원읍에서 자영업을 하는 임상진 씨(57)는 “건설지역인 남부지역과 구도심인 북부지역 간에 불균형 문제가 갈수록 심화될 것”이라며 “유 시장 최대 공약인 세종시 내 지역 간 불균형 문제를 해소하려면 경제 전문가가 와야 한다”고 주장했다.

유 시장 임기가 2년 남짓한 것도 정무부시장 인선에 중요한 변수다. 유 시장은 연기군수 잔여 임기를 남기고 지난 4·11 총선에서 세종시장에 당선됐다. 그래서 2년 임기 동안 유 시장의 부족한 부분을 채워 세종시 조기 안정화를 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최호택 배재대 행정학과 교수는 “임명될 정무부시장은 유 시장의 부족한 부분인 중앙행정 경험과 기업유치 등 자족기능을 채워줘야 하는 인물이어야 적합할 것”이라며 “세종시 첫 정무부시장인 만큼 신중함과 빠른 판단력을 함께 가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세종=임호범 기자 lh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