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여름철 장마 예보가 혼선을 겪고 있다. 장마에 영향을 미치는 한반도 주변 기단의 움직임이 당초 예상을 벗어난 데다 갑작스러운 대기 불안정으로 인한 국지성 호우도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기상청은 “한반도 남쪽에 머물러 있던 장마전선이 북상하면서 4일 밤 전남지방을 시작으로 5일 오후엔 전국 대부분 지방에 비가 내리겠다”고 4일 예보했다.

당초 기상청은 중부지방의 경우 이번주 내내 맑은 날씨가 이어지다가 다음주께 장마전선의 영향으로 비가 내릴 것으로 내다봤다. 북태평양 고기압이 예년에 비해 약해 비를 뿌리는 장마전선이 한반도 남쪽에 치우쳐있다는 이유에서였다. 뿐만 아니라 북쪽의 오호츠크해 기단이 여전히 한반도 북쪽에 머무르면서 서쪽에서 다가오는 기압골을 차단해 비가 내리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지난 3일 서울 일부 지역에 시간당 최고 50㎜가 넘는 비가 내린 데 이어 4일에도 일부 중부지방에선 곳곳에서 소나기가 내렸다. 5일 오후부터 6일 새벽 사이엔 서울 등 중부지방을 중심으로 돌풍과 함께 천둥·번개를 동반한 시간당 30㎜ 이상의 집중호우가 쏟아질 전망이다. 서울과 경기, 강원 영서, 충청남북도에는 30~80㎜가 내리겠고, 곳에 따라 120㎜가 넘는 많은 비가 오겠다.

이에 대해 장현식 기상청 통보관은 “북태평양고기압이 당초 예상보다 빨리 확장해 장마전선을 끌어올린 데다 서쪽에서 다가오는 기압골의 영향으로 비구름이 발달했다”고 설명했다. 장 통보관은 “오호츠크해 기단이 북쪽으로 이동하면서 세력이 약해지고 있다”며 “비를 뿌리는 기압골이 한반도를 지나갈 수 있는 길이 열린 것도 국지성 호우의 원인”이라고 덧붙였다.

올 여름철 장마가 오락가락하면서 기상청도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여름철엔 서울에 9일 연속 비가 내리는 등 장마가 지속적으로 이어졌다. 그러나 올해는 한반도 주변 기단 움직임이 예년과 달라 강수 예보가 더욱 힘들어졌다는 게 기상청의 설명이다. 장마는 대개 6월 말부터 7월 말까지 집중적으로 비를 뿌리는데 올해는 장마전선의 이동이 잦으면서 지역별 강수 예측이 어렵다는 얘기다.

이번 비는 6일까지 이어지다가 소강상태를 보인 후 다음주께 다시 내릴 전망이다. 다만 기상청은 장마전선의 영향뿐 아니라 대기 불안정으로 인한 소나기가 곳에 따라 내릴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강경민 기자 kkm1026@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