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하락장과 반등장에서 금융업종과 전기가스업종이 지속적으로 외국인의 '러브콜'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4일 <한경닷컴>이 한국거래소에 의뢰해 분석한 결과, 외국인들은 유가증권시장에서 지난달 28일부터 3일까지 이어져 온 반등장은 물론 지난달 21일~27일 하락장 속에서도 금융업, 전기가스업종을 꾸준히 매수해 왔다.

지난달 말 급락장 속에서 외국인이 대거 팔아치웠던 전기전자, 운수장비, 화학, 기계업종도 '팔자'는 지속되고 있지만 매도 규모는 한층 축소된 상태다.

반면 철강금속, 음식료품, 건설업종은 여전히 외국인 자금이 빠져나가고 있다.

증시전문가들은 그러나 아직 외국인의 업종별 투자 방향성을 논하기는 이르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유럽 재정 위기가 완전히 해소되지 않아 당분간 외국인의 적극적인 매수세가 들어오기 힘들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김형렬 교보증권 연구원은 "유럽연합(EU) 정상회담 이후 유럽 재정 위기가 무마된 것 같지만 해소됐다고 보기는 힘들다"며 "미국 등에서 단기 경기 모멘텀도 악화돼 외국인들이 신흥시장의 주식을 더 사야할 명분을 찾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다만 "유럽 문제 해결의 실마리만 풀리면 외국인들의 매수세를 기대해 볼 만할 것"이라며 "유로화가 화폐 가치를 회복하고 달러 강세가 진정되면 사태가 긍정적으로 진행되고 있다고 판단할 수 있다"고 말했다.

곽중보 삼성증권 연구원도 "EU 정상회담으로 금융시장은 어느 정도 안정됐지만 글로벌 경기 둔화 등으로 외국인들이 국내 주식시장에서 대규모 매수를 하기는 힘들다"고 내다봤다.

그는 또 외국인의 매수세가 지속된 금융·전기가스업종에 대해 "수출기업과 달리 이들 기업의 이익이 늘어나면 가계에 부담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이익이 꾸준히 늘어날 것으로 긍정할 수만은 없다"며 "주가 상단이 제한될 것"이라고 판단했다.

곽 연구원은 "자동차 기업들의 파업 얘기가 계속 나오다보니 운송장비에 대한 외국인의 매도세가 이어지고 있지만 그래도 실적이 믿을 만한 것은 전기전자와 자동차"라며 "이 외 업종에 대해서는 단기 매매할 것"을 권했다.

김 연구원은 "외국인이 유가증권시장에서 올해 연간 10조원 정도를 매수한다고 가정하면 현재 약 6조원 매수여력이 있다"며 "연말 예상 지수를 기준으로 판단할 때 상대적으로 지수가 낮아 반등할 여지가 있는 조선, 건설, 기계 등의 투자 매력이 높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정인지 기자 inj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