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에 유럽발(發) 안도 랠리 기대가 고조되면서 그동안 암흑기를 걸었던 지주사 주식에 대한 시장의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지주사들의 경우 조정 국면에서는 지수 대비 하락 폭이 두드러지나 증시 상승 국면에서 반등 탄력은 양호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유럽발 유동성 랠리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는 만큼 자본재(원자재·산업재) 자회사를 보유하고 있는 SK와 두산에 대한 관심이 유효할 것이란 분석이 이어지고 있다.

2일 오후 1시35분 현재 SK는 2.64% 오른 13만6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두산은 4.63% 상승한 13만5500원을 기록 중이다. 가장 많은 순자산가치(NAV) 비중을 차지하는 주력 자회사들인 SK이노베이션과 두산중공업도 각각 3.62%, 3.48% 오르고 있다.

SK 주가는 지난 3월초 고점 대비 전거래일까지 25% 가량 하락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가 9% 가량 하락한 데 비해 두드러진 낙폭을 나타냈다. 두산 주가도 SK와 마찬가지로 3월초부터 급락세를 보이면서 26% 가량 떨어졌다.

하지만 랠리 국면에서 주가 반등 탄력은 충분하다는 분석이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지주 회사이면서 자본재 자회사를 보유한 SK와 두산이 썸머 랠리를 이끌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했다.

우선 SK의 주력 자회사인 SK이노베이션은 경기 둔화에 따른 수요 위축 우려와 유가 및 정제 마진의 하락에 대한 불확실성으로 하락한 부분이 이미 주가에 충분히 반영됐으며 이런 상황에서 여름철 전력 비상과 관련해 비상장 자회사이 SK E&S의 실적 개선 기대는 주가 상승의 촉매로 작용할 전망이다.

SK E&S는 SK가 지분 95.%를 보유하고 있는 자회사로 영업이익률이 50% 내외에 이르며 10~20% 수준의 타민간발전사업 대비 독보적인 수익성을 기록 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정대로 KDB대우증권 애널리스트는 "지난 1분기 가동률이 89.2% 수준으로 발전 설비 용량 등의 한계가 당분간 존재하지만, 2013년 1월 오성(833MW), 2014년 말 장흥(800MW)∙문산(800MW)에 복합화력발전소 건설이 진행 중이라 이런 우려도 해소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오진원 KTB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전력 예비율 불안이 고조되는 가운데 올 여름 예비율은 1.9%까지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SK E&S가 이런 예비율 불안을 바탕으로 사상 최대 실적 갱신을 이어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두산의 경우에는 자체 사업의 성장이 기대되고 있다. 두산의 자체 사업은 전체 NAV 대비 30% 가량이다.

두산의 자체사업 중 전자부문은 기존의 저마진 상품의 판매 비중을 축소하고 하반기에는 갤럭시S3 등의 신제품 출시에 따른 연성동박적층판(FCCL) 등 고부가가치 제품의 판매 증대로 수익성 개선이 가능할 전망이다. 모트롤 사업은 기존 국내 건설기계 3사에 치중되어 있던 매출 비중을 다변화시켜 중국을 중심으로 한 해외 수출 비중을 꾸준히 증가시킨다는 방침이다.

정 애널리스트는 "자체 사업의 성장은 현금 창출 규모의 확대를 가능케 하는 수익성과 해외 생산 거점 확보를 통한 성장성까지 기대되는 측면에서 그 중요성이 상당하다 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한경닷컴 최성남 기자 sul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