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6월29일 오후 2시47분 보도


올 상반기 인수·합병(M&A) 시장은 전통의 강호인 해외 투자은행(IB)들이 석권했다. 지난 1분기 1, 2위를 차지했던 삼일회계법인과 안진회계법인은 순위가 다소 밀렸지만 그동안 회계법인의 약점으로 지적됐던 크로스보더(국경 간) 딜을 잇따라 성공시키며 하반기 반전을 꾀하고 있다.

◆외국계 IB, 선두권 포진

상반기 재무자문(발표·바이아웃 기준) 부문에서 모건스탠리와 씨티글로벌마켓증권이 1위와 2위를 차지했다. 1분기에 10위권 밖이던 두 IB는 대형 딜에서 강한 면모를 드러내며 순식간에 국내 회계법인을 제치고 선두권에 올라섰다.

모건스탠리는 GS그룹의 에너지사업 구조조정의 재무자문을 맡아 순위를 끌어올렸다. MBK파트너스의 하이마트 인수자문, SK하이닉스의 미국 컨트롤러업체인 LAMD 인수자문도 맡았다. 이 3건의 거래 규모는 1조9203억원이다. 조상욱 모건스탠리 기업금융 공동대표는 “올초부터 전 세계 M&A팀이 몇 년 만에 모여 최근 급성장하는 아시아 M&A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머리를 맞대고 전략을 짠 것이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씨티글로벌마켓증권은 하이마트 매각 주관(거래 규모 1조2323억원)을 앞세워 2위를 차지했다.

◆회계법인, 크로스보더 딜 증가

삼일회계법인과 안진회계법인은 각각 3위와 4위에 그쳤다. 하지만 자문 건수는 1분기 4건(삼일)과 2건(안진)에서 2분기 7건(삼일)과 5건(안진)으로 늘었다.

외국계 IB에 비해 해외 네트워크가 취약하다는 평가를 받던 회계법인의 크로스보더 딜 자문이 늘어난 것도 눈에 띈다. 삼일은 한국남동발전의 풍력발전 운영사 드윈드 노부스 인수를 자문했다. 안진은 대우인터내셔널의 3개 해외 생산법인을 대우팬퍼시픽에 넘기는 딜(280억원)을 성사시켰다. 장영순 안진 부대표는 “해외 IB들과 같은 매물을 놓고 경쟁해서는 승산이 없다고 보고 중소 M&A 마켓을 집중 공략 중”이라며 “딜로이트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해 크로스보더 딜 영업을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 증권사들 하위권 전락

회계법인을 제외한 국내 대형 IB들은 하위권을 맴돌았다. 5위는 삼정회계법인, 6위는 KB투자증권과 대우증권이 기록했다. 우리투자증권 한영회계법인 하나대투증권 등이 뒤를 이었다.

다만 잔금 납입까지 마친 종료 딜(완료·바이아웃 기준)에서는 크레디트스위스(1위) 하나대투증권(2위) 우리투자증권(3위) NH투자증권·신한금융투자(공동 4위) 등으로 국내 IB가 상위권에 포진했다.

기업인수 회계자문 분야(발표·바이아웃 기준)에서는 삼정KPMG 딜로이트안진 언스트앤영한영 삼일 등 이른바 ‘빅4’ 회계법인이 1~4위를 차지했다.

법률자문에서는 김앤장이 상반기 종료·발표·바이아웃·통합(바이아웃, 논바이아웃, 자산매각 포함) 등에서 모두 1위를 기록했다. 금호산업의 금호고속 매각, LG생활건강의 일본 긴자스테파니 인수 등 국내와 크로스보더 딜을 넘나들며 다른 로펌을 앞섰다. 바이아웃·발표 기준으로는 광장이, 바이아웃·완료 기준으로는 태평양이 각각 2위를 기록했다.

안대규/임도원 기자 powerzani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