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득 전 새누리당 의원이 다음달 3일 검찰에 소환된다고 한다. 구속기소된 임석 솔로몬저축은행 회장과 김찬경 미래저축은행 회장의 불법자금이 그에게 흘러 들어간 정황이 확인됐다는 소식이다. 대통령 가족이 임기 말에 부패혐의로 검찰에 불려다니는 볼썽사나운 모습을 우리는 또 보게 됐다.

MB정권 최고의 실세로 꼽힌 이 전 의원이다. 보이지 않는 권력, 권력 위의 권력으로 불린 그다. ‘만사형통(萬事兄通·모든 일은 형을 통하면 이뤄진다)’이란 말은 과장된 게 아니었다. 그가 배후로 거론되는 비리 사건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이국철SLS그룹 회장의 구명 로비, 포스텍을 상대로 한 부산저축은행 유상증자 참여 압박, 한국수력원자력 인사청탁 개입의혹, 코오롱으로부터 1억5000만원의 자문료 수수의혹 등 세상에 알려진 것만도 손가락으로 일일이 다 꼽기 힘들 정도다. 게다가 그는 금융회사 공공기관 등의 인사에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소문도 무성했다. 이른바 ‘영포라인’이 중용될 수 있도록 해 공직인사의 기강을 무너뜨렸다는 비판도 받는다. 여당 내에서도 “권력을 사유화한다”고 그의 전횡과 비리를 고발하는 목소리가 높았다. 작년 말 그의 보좌관인 박배수가 불법자금 수수혐의로 구속되자 이 전 의원이 몸통이라는 논란이 일기도 했다.

이번 사건에 대한 검찰의 조사는 한 점 의혹이 없도록 철저히 이뤄져야 할 것이다. 공정한 수사를 통해 억울함이 있다면 풀어주고 반대로 범죄사실이 확인되면 응분의 처벌을 받도록 해야 한다. 이번에는 내곡동 사저 땅 헐값 매입이나 민간인 불법사찰 사건처럼 의혹을 남기면서 면죄부를 주는 수사를 해서는 절대 안 된다. 오히려 검찰이 권력비리의 뒤처리나 하는 ‘설거지 수사기관’이란 오명에서 벗어나는 계기가 돼야 한다. 그러지 않고는 대통령 가족의 부정부패라는 후진적이고 수치스러운 역사가 반복되는 것을 막을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