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통합당 예비 대선주자들이 민심잡기 행보에 나선 가운데 문재인 상임고문이 당내 주자들의 집중 타깃이 되고 있다. 손학규 고문에 이어 대권경쟁에 뛰어든 정세균 상임고문도 문 고문을 겨냥해 날을 세웠다.

정 고문은 28일 평화방송 라디오 인터뷰에서 “내가 문 고문보다 시대정신에 더 부합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자신이 시대정신에 가장 부합한 후보라고 한 문 고문을 겨냥한 것이다. 정 고문은 전날에도 “문 고문이 한 국가를 책임지기에는 부족한 부분이 있다”고 대립각을 세웠다. 정 고문은 ‘영남후보 필패론’으로 문 고문을 공격한 손 고문을 향해서도 “지역기반을 갖고 이야기하는 건 시대착오적”이라며 “지역을 완전히 무시할 수는 없겠지만, 정치공학적으로 접근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쓴소리를 했다. 정 고문은 내주 광주·전남 지역 방문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전국투어에 나선다.

연일 문 고문을 향해 날선 비판을 쏟아냈던 손 고문은 이날 종로 통인시장 재래시장 상인들을 만났다. 29일에는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지난해까지 원장을 지냈던 경기도 수원 광교테크노밸리의 차세대융합기술연구원을 찾는다. 손 고문은 야권 주자 가운데 유일하게 평택2함대 사령부에서 열리는 연평해전 10주년 행사에 참석할 예정이다.

문 고문은 당내 후발주자들의 공격에 개별 대응을 삼간 채 이날부터 2박3일 일정으로 부산·경남을 찾는 경청투어 일정에 들어갔다. 민주당의 텃밭인 광주·전남 방문에 이어 두 번째 방문지로 PK지역을 고른 데는 일종의 ‘근거지 강화전략’이라는 관측이다. 선영이 있는 경남 양산과 유년시절을 보낸 경남 거제 명진마을을 찾는 것도 이런 배경에서다. 문 고문은 토론회, 사상구 주민 간담회, 부산대생들과의 간담회 등 30일까지 PK지역 민심잡기 행보를 이어갈 예정이다.

한편 김영환 의원은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지 않고 애국가를 못 부르는 사람들과의 연대는 물 건너 갔다”고 말했다.

김형호/거제=허란 기자 chs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