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의 변동성이 컸던 올 상반기 펀드 시장의 특징은 ‘차별화’로 요약된다.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리스크와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로 증시가 심하게 출렁이면서 전통적으로 기대 수익이 높은 주식형펀드의 성과는 부진했지만 채권형펀드는 선전했다. 또 증시가 박스권에 갇혀 극심한 쏠림과 순환매 장세를 반복하면서 그룹주 등 특정 테마별로도 펀드 간 수익률 양극화가 두드러졌다.

○해외채권형펀드 두각

28일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 집계(지난 27일 기준)에 따르면 올 상반기 해외채권형펀드는 평균 수익률 5.08%로 펀드 유형 중 성과가 가장 양호했다. 연초 이후 성과가 좋은 개별펀드(설정액 100억원 이상 펀드 대상)는 ‘피델리티이머징마켓자A’(8.01%) ‘한화스트래티직인컴B’(7.58%) ‘JP모간이머징국공채C’(7.30%) ‘AB글로벌고수익A’(7.22%) 등이다.

반면 국내주식형의 수익률은 -1.14%로 펀드 유형 중에서 가장 부진했다. 코스피지수 수익률(-0.43%)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해외주식형은 0.08%에 그쳤고, 해외혼합형(2.36%)과 국내채권형(2.03%)은 2%대 수익을 냈다.

○삼성그룹주펀드 질주

국내 증시가 삼성전자 ‘독주’ 등 쏠림현상을 보인 탓에 그룹주 간 수익률 희비도 갈렸다. 올 상반기 수익률 상위 5개 펀드 중 3개를 삼성그룹주가 휩쓸었다. ‘삼성KODEX삼성그룹주증권ETF’(6.84%) ‘IBK삼성그룹A’(6.66%) 등이 대표적으로 고수익을 낸 펀드다. 33개 테마펀드 가운데 삼성그룹주펀드의 평균수익률(5.33%)은 럭셔리펀드(7.30%) 다음으로 높다. 기타그룹주펀드는 1.64%의 손실을 냈다. ‘한화아리랑LG그룹&증권ETF’(-11.96%)와 ‘우리SK그룹우량주플러스1C5’(-10.48%)는 10% 넘는 손실로 올 상반기 성과가 가장 부진했던 펀드로 꼽혔다.

○해외주식형펀드 소외

글로벌 증시의 불확실성 탓에 해외주식형펀드는 환매 움직임이 거셌다. 해외주식형펀드 설정액(28조9481억원)은 연초 이후 2조8317억원 감소했다. ‘신한BNPP봉쥬르차이나2’와 ‘슈로더브릭스A-1’ 설정액이 각각 2323억원, 1860억원 줄었다.

국내 주식형펀드는 코스피지수가 2000선 아래로 떨어진 후 자금이 유입되는 덕분에 설정액(65조1335억원)이 1조1155억원 감소하는 데 그쳤다. ‘교보악사파워인덱스파생상품1’의 설정액이 2032억원으로 가장 많이 늘었다. 개별 주식형펀드 전체에서 수익률이 가장 높았던 ‘KB중소형주포커스자A’(18.66%)는 1423억원 증가했다.

안상미 기자 sara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