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만간 은행 관리 탈피"…'독립 투지' 불태우는 박찬구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CEO 투데이]
"아시아나 지분 당분간 안팔아
금호 사명 그대로 쓰지만 브랜드 사용료는 못내"
"아시아나 지분 당분간 안팔아
금호 사명 그대로 쓰지만 브랜드 사용료는 못내"
“실적이 개선됐고 신용등급도 상향된 만큼 조만간 은행권 관리에서 졸업할 수 있을 것으로 봅니다. 안 풀린 부분이 있지만 잘 진행해보려고 주채권은행과 조정 중입니다. 가장 신경쓰고 있는 현안입니다. 최대한 빨리 독립 경영을 해야죠.”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은 지난 26일 서울 홍은동 그랜드힐튼호텔에서 열린 ‘2012 올해의 CEO 대상’ 시상식에서 기자와 만나 2년간 받아온 은행권 공동관리(자율협약)에서 가능한 한 빨리 벗어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대우건설 인수 부작용으로 금호아시아나그룹이 자본잠식 상태에 빠지면서 2010년 초 금호타이어와 금호산업은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에 들어갔고 아시아나항공과 금호석화는 채권단과 자율협약을 맺었다.
금호석화는 올해 말 예정된 협약 졸업 시기를 상반기 내로 앞당길 계획이었다. 그러나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 쪽에서 금호석화가 갖고 있는 아시아나항공 지분(12.6%)을 팔 것을 요구해 늦어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 회장은 아시아나항공 주식 매각 시점에 대해서는 “고등법원에서 진행 중인 계열분리를 위한 소송 결과를 지켜봐야 한다”며 “게다가 주가가 너무 떨어져 있어 어느 정도 올라가야 생각해볼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계열분리가 완료되진 않았으나 금호석화는 사실상 그룹 측과 분리경영을 하고 있다. 인사와 내부 시스템을 구분한 지 오래이고 독자적인 기업문화와 CI(기업이미지)를 준비하며 9월엔 사옥도 서울 수표동 시그니처 타워로 옮긴다. 금호석화 관계자는 “형제 간 갈등의 시작은 그룹 쪽 측근들이 부추긴 측면이 크다”며 “박 회장이 횡령 혐의로 기소된 것도 그런 과정에서 나온 것”이라고 주장했다.
박 회장은 금호산업이 요구한 브랜드 사용료에 대해서도 입장을 분명히 했다. 지난 15일 금호산업은 다음달 1일부터 2013년 4월까지 금호석화와 88억원의 브랜드 사용료 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라고 공시했다. 박 회장은 “공시 내용이 잘못됐다고 이의를 제기했다”며 “금호석화는 브랜드 공동 소유권자인 데다 윙로고(빨강색 ㄱ자 모양)를 사용하지 않은 지 2년이 넘었는데, 합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공시했다”고 말했다. 그는 “윙로고는 쓰지 않지만 아버지의 호(창업주 박인천 회장)인 ‘금호’라는 사명은 앞으로도 버리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올해 실적은 4분기가 돼야 정상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박 회장은 “2분기가 예상보다는 낫지만 3분기까지는 어려운 상황이 지속되고 4분기부터 나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박 회장은 형인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과 경영권 분쟁을 겪은 다음해인 2010년 금호석화 경영에 복귀해 지난해 매출 6조4574억원에 영업이익 8475억원으로 창사 이래 최고의 실적을 냈다.
박 회장은 기존 사업의 고삐를 죄는 한편 신사업에 대한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열병합발전소인 여수 제2에너지 증설에 2015년까지 4300억원을 투입하기로 했고 탄소나노튜브 공장도 착공했다. 박 회장은 “충남 아산 전자재료 연구소 내에 있는 탄소나노튜브 공장은 내년 1분기 준공되는데 연산 50 규모로 시작해 250까지 늘릴 것”이라며 “당 제품가격이 1억원인 신사업”이라고 설명했다.
탄소배출량과 소음을 줄인 친환경 타이어 재료인 ‘솔루션스타이레부타디엔 고무(SSBR)’ 증설도 추진 중이다. 박 회장은 “현재 2만4000에서 올 12월까지 6만을 추가할 계획”이라며 “새로운 사업들의 미래를 보고 투자를 계속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 채권단 자율협약
일시적 유동성 위기를 맞은 기업에 대한 채권단의 공동관리. 채권단이 자금집행을 통제하는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보다 강도가 약하다. 목표 실적 달성, 부채비율 200% 이하 등 재무구조가 개선되면 채권단과 협의해 자율협약을 졸업할 수 있다.
윤정현 기자 hit@hankyung.com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은 지난 26일 서울 홍은동 그랜드힐튼호텔에서 열린 ‘2012 올해의 CEO 대상’ 시상식에서 기자와 만나 2년간 받아온 은행권 공동관리(자율협약)에서 가능한 한 빨리 벗어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대우건설 인수 부작용으로 금호아시아나그룹이 자본잠식 상태에 빠지면서 2010년 초 금호타이어와 금호산업은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에 들어갔고 아시아나항공과 금호석화는 채권단과 자율협약을 맺었다.
금호석화는 올해 말 예정된 협약 졸업 시기를 상반기 내로 앞당길 계획이었다. 그러나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 쪽에서 금호석화가 갖고 있는 아시아나항공 지분(12.6%)을 팔 것을 요구해 늦어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 회장은 아시아나항공 주식 매각 시점에 대해서는 “고등법원에서 진행 중인 계열분리를 위한 소송 결과를 지켜봐야 한다”며 “게다가 주가가 너무 떨어져 있어 어느 정도 올라가야 생각해볼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계열분리가 완료되진 않았으나 금호석화는 사실상 그룹 측과 분리경영을 하고 있다. 인사와 내부 시스템을 구분한 지 오래이고 독자적인 기업문화와 CI(기업이미지)를 준비하며 9월엔 사옥도 서울 수표동 시그니처 타워로 옮긴다. 금호석화 관계자는 “형제 간 갈등의 시작은 그룹 쪽 측근들이 부추긴 측면이 크다”며 “박 회장이 횡령 혐의로 기소된 것도 그런 과정에서 나온 것”이라고 주장했다.
박 회장은 금호산업이 요구한 브랜드 사용료에 대해서도 입장을 분명히 했다. 지난 15일 금호산업은 다음달 1일부터 2013년 4월까지 금호석화와 88억원의 브랜드 사용료 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라고 공시했다. 박 회장은 “공시 내용이 잘못됐다고 이의를 제기했다”며 “금호석화는 브랜드 공동 소유권자인 데다 윙로고(빨강색 ㄱ자 모양)를 사용하지 않은 지 2년이 넘었는데, 합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공시했다”고 말했다. 그는 “윙로고는 쓰지 않지만 아버지의 호(창업주 박인천 회장)인 ‘금호’라는 사명은 앞으로도 버리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올해 실적은 4분기가 돼야 정상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박 회장은 “2분기가 예상보다는 낫지만 3분기까지는 어려운 상황이 지속되고 4분기부터 나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박 회장은 형인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과 경영권 분쟁을 겪은 다음해인 2010년 금호석화 경영에 복귀해 지난해 매출 6조4574억원에 영업이익 8475억원으로 창사 이래 최고의 실적을 냈다.
박 회장은 기존 사업의 고삐를 죄는 한편 신사업에 대한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열병합발전소인 여수 제2에너지 증설에 2015년까지 4300억원을 투입하기로 했고 탄소나노튜브 공장도 착공했다. 박 회장은 “충남 아산 전자재료 연구소 내에 있는 탄소나노튜브 공장은 내년 1분기 준공되는데 연산 50 규모로 시작해 250까지 늘릴 것”이라며 “당 제품가격이 1억원인 신사업”이라고 설명했다.
탄소배출량과 소음을 줄인 친환경 타이어 재료인 ‘솔루션스타이레부타디엔 고무(SSBR)’ 증설도 추진 중이다. 박 회장은 “현재 2만4000에서 올 12월까지 6만을 추가할 계획”이라며 “새로운 사업들의 미래를 보고 투자를 계속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 채권단 자율협약
일시적 유동성 위기를 맞은 기업에 대한 채권단의 공동관리. 채권단이 자금집행을 통제하는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보다 강도가 약하다. 목표 실적 달성, 부채비율 200% 이하 등 재무구조가 개선되면 채권단과 협의해 자율협약을 졸업할 수 있다.
윤정현 기자 h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