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거래소가 다양한 기업 설명회를 주관하고 있지만 일반 투자자들을 소외시키고 있어 도마위에 오르고 있다.

27일 한국거래소는 한국IR협의회와 함께 서울 여의도에서 '2012 서울·경인지역 유가증권시장 우량 상장법인 합동 IR(기업설명회)'을 주최한다. 기업 알리기에 서툴지만 우량한 기업들과 일반·전문 투자자, 언론을 연결해 정확한 정보를 알린다는 취지다.

그러나 행사 자체가 기관 등 전문가들을 위한 '온앤온 미팅(소규모 집단 설명회)'에만 편중되면서 일반 투자자들은 소외되는 반쪽짜리 행사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IR활동에 서툰 중소기업들을 한 자리에 모아놓았을 뿐 정작 기업정보 제공을 위한 프로그램은 마련에는 소홀했다는 지적이다.

행사에 참여하는 기신정기, 대덕GDS, 백산, VGX인터, 비상교육, 삼화페인트, 쌍방울, SJM, 우진, 우진플라임, KC코트렐, 팜스코, 하나투어, 한솔CSN, KPX케미칼, KPS홀딩스 등 16개 참여업체다.

이 중 언론 인터뷰를 통해 기업 정보를 제공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곳은 불과 세 곳 뿐이다. 온앤온 미팅에 직접 참여하기 어려운 일반 투자자들은 기사 등 간접적인 방법으로 정보를 얻을 수 있는 기회 마저 차단된 셈이다.

이번 행사를 공동 주관하고 있는 한국거래소는 기업들의 개별 IR활동은 자율 선택이라며 책임 소재의 선을 긋고 있다.

거래소 관계자는 "거래소의 역할은 이번 행사 자리를 마련하는 정도지 개별 기업들의 활동을 요구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라며 "현재로서는 정보 공개에 소극적인 기업들을 독력할 방법을 마련할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주최 측이 이렇다보니 행사에 참여하는 업체들도 정작 정보가 필요한 일반 투자자들에게는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행사에 참여하는 한 업체 관계자는 "일부 경영진들은 일반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아지면 주가가 오히려 원치 않는 방향으로 움직일 수 있다는 인식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코스닥시장의 경우에는 일반 투자자들의 소외 현상이 더 심각하다.

지난 21일에는 열린 '코스닥 프리미어 콘퍼런스'에서는 일반 투자자나 언론을 대상으로 한 일정은 축소되거나 열리지 않았다.

이 행사에는 한글과컴퓨터, 바텍, 원익IPS, 제닉, 주성엔지니어링, 코미팜, 포스코켐텍 등 코스닥기업 24개사가 참여해 애널리스트 등 투자자 150여명이 총 350여건의 미팅을 진행했다. 이 중 일반 투자자가 참여한 경우는 없었으며 언론 매체와의 인터뷰 역시 단 두 건에 그쳤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정보력이 상대적으로 약한 일반 투자자들은 기업에 대한 정보를 직접 얻을 수 있는 기회가 없다"며 "거래소가 양질의 정보 제공과 투자자 보호를 내세우고 있지만 일반 증권사들보다 못한 수준을 보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한경닷컴 이민하 기자 mina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