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학주가 증시 약세 국면에서 반등에 나서고 있다. 시장이 불확실한 상황에서 화학주에 대한 낙폭과대와 업황 바닥에 대한 인식이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증시 전문가들은 2분기는 부진하나 3분기에는 바닥을 치고 반등할 개연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26일 오후 1시47분 현재 화학업종지수는 강보합세를 기록하고 있다. 전날 소폭 상승한데 이어 이틀째 강세다. 반면 코스피 지수는 전날 1% 넘게 하락하고 이날도 약세를 보이는 상황이다.

대장주인 LG화학은 기관 매수세 유입에 힘입어 3.37% 오른 29만1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호남석유도 2% 가까이 오르고 있다.

화학주의 상승은 기관이 이끌고 있다. 기관은 이날 화학업종에서 392억원 어치를 사들이고 있다.

안상희 대신증권 소재팀장은 "시장을 이끌던 IT(정보기술)주가 주춤거리면서 투자자들이 낙폭과대 업종 중 하반기 이익 모멘텀이 기대되는 업종에 관심을 두는 분위기"라면서 "유가의 안정화와 제품 시황 반등 등 확인할 사안은 있으나 하반기 업황 개선을 노린 매수 관점의 접근이 유효하다"고 말했다.

증권가에선 2분기 화학업종의 실적은 시장 예상치를 밑돌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하반기에는 실적 개선을 기대하는 전망에 무게가 실린다.

현대증권에 따르면 2분기 화학업종내 대표 기업들의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전분기 대비 각각 0.3%, 21.7% 감소할 것으로 추정했다. 지난 5~6월 국제유가가 급락했고, 중국 수요 부진 지속에 따른 석화제품 가격 하락이 주요 요인이란 설명이다.

백영찬 현대증권 애널리스트는 "2분기에는 거의 모든 석유화학제품의 가격과 스프레드가 하락해 국내 석화 기업들의 외형과 영업이익의 감소가 예상된다"고 진단했다.

하지만 2분기 실적의 골이 깊어질수록 하반기 실적 개선을 기대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안상희 팀장은 "제품 시황이 2분기 바닥을 치고 반등할 것이란 신호가 계속 나오고 있다"고 밝혔다.

에틸렌 제조 마진이 t당 175~225달러를 기록하고 있는데 이는 과거 세계 석유화학경기 저점인 2002년과 2008년 하반기의 금융 위기 수준이며, 또 제품 시황의 저점을 확인할 수 있는 화학제품의 주 원재료인 납사와 주요 제품의 가격 배수가 2002년 이후 최저점을 기록한 이후 소폭 개선 추세에 있다는 설명이다.

안 팀장은 "연중 최대 성수기인 3분기의 계절적 모멘텀과 중국 경기 회복을 위한 보조금 정책 모멘텀이 미진했던 제품 수요를 자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희철 하이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합성수지 등 주요 화학제품의 현물 시장 마진이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면서 "제품가격과 원료가격(나프타)이 동반 약세 흐름을 나타내고 있으나 최근에는 원료가격 인하폭이 더 커지고 있는 상황이라 앞으로 유가 급락세가 진정될 경우 주요 화학업체의 수익성이 개선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면 일각에서는 3분기 실적의 개선폭이 제한적일 것이란 지적도 나왔다.

박연주 KDB대우증권 애널리스트는 "3분기 실적이 개선될 것이란 컨센서스가 형성되고 있으나 시장 전망치를 넘어서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분석했다.

수출 측면에서 유럽 경기 부진으로 수출이 빠르게 회복되기 어렵고, 중국 내수 소비 증가율 둔화가 2009~2010년의 과잉 투자와 소비 때문에 위축된 것이기 때문에 빠른 회복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박 애널리스트는 "업황 모멘텀은 바닥을 치고 개선될 수 있으나 개선폭은 제한적일 것"이라며 "이미 주가 수준은 3분기 모멘텀이 반영된 가격으로 이 경우 밸류에이션 매력이 높지 않다"고 진단했다.

한경닷컴 최성남 기자 sul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