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6월25일 오후 3시4분 보도

중소형 상장사의 인수·합병(M&A) 때 경영권이 딸린 지분을 현 주가보다 싸게 사들이는 ‘경영권 디스카운트’ 현상이 잇따르고 있다. 이런 사례는 자기 돈 한푼 없이 기업을 인수하는 ‘무자본 M&A’에서 자주 나타나 주목된다.

코스닥 교육업체 G러닝은 최대주주 에듀심포니 등이 보유한 지분 69.71%를 이스트워드인베스트먼트에 매각했다고 25일 공시했다. 주당 매각가격은 2127원(총 350억원)으로 발표 직전 종가(3055원)보다 29% 싸다. 경영권 디스카운트가 적용됐다는 얘기다. 경영권을 무형 자산으로 인정해 ‘프리미엄’을 얹어주는 통상적인 M&A와는 정반대다.

앞선 지난 4월 경영권 매각을 발표한 유가증권시장의 삼영홀딩스도 당시 대주주가 보유 지분 47.86%를 시가보다 싸게 위드윈에 넘겼다. 지난해 10월 코스닥 기업 위지트 지분 83.8% 인수 계약을 맺은 제이더블유인베스트먼트 역시 시가의 절반 수준에 대주주 지분을 인수했다.

최근 경영권 디스카운트가 적용된 사례들은 인수자금 대부분을 차입에 의존하는 ‘무자본 M&A’란 특징을 갖고 있다. 삼영홀딩스를 인수한 위드윈은 자본금 1억원에 불과한 장외업체로 인수자금 180억원 전액을 빌렸다. G러닝을 인수키로 한 이스트워드인베스트먼트도 자본금 5억원, 자기자본 2억원에 불과해 인수자금 마련을 위해 차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주주 지분을 비교적 많이 인수한 뒤 대량매매(블록딜)로 보유 지분을 축소하는 것도 공통점이다. 차입 부담을 줄이기 위한 것이다. 삼영홀딩스는 최근 인수대금을 지급하자마자 지분 47.86% 가운데 33.5%를 다른 투자자들에 매각했다. 제이더블유인베스트먼트도 위지트 지분을 인수한 뒤 여러 차례에 걸쳐 팔아 보유 지분율을 39.63%까지 줄였다.

이런 경영권 디스카운트 M&A는 발표 전 주가가 급등하는 경우가 다반사다. G러닝과 삼영홀딩스의 경우 M&A 발표 이전에 주가가 3배가량 뛰었다.

조진형 기자 u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