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BMW 520d는 잘 팔리는데 ··· 우리 디젤차는 언제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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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용 디젤차 라인업 짜기 "고민되네"
수입차 업체들이 디젤차를 앞세워 한국 시장을 공략하고 있지만 현대자동차는 디젤차가 팔리지 않아 고민에 빠졌다.
2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BMW, 폭스바겐 등 독일산 외제차들이 공격적인 신차 투입으로 내수 시장을 압박하고 나서자 디젤차 라인업 설정을 놓고 고민 중이다. BMW가 베스트셀링카 520d를 비롯 320d 등 디젤 세단을 통해 수입차 시장을 주도하고 있기 때문이다.
올 들어 현대·기아차는 3세대 싼타페, K9 등 신차를 내놓을 때마다 BMW를 경쟁 상대로 꼽고 있다. 업계에선 수입차 판매 1위 인 'BMW 견제책'으로 보고 있다. 요즘 BMW 520d가 잘 팔리는 비결을 찾을 만큼 수입차를 의식하고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현대차 관계자는 "가능성을 열어놓고 검토하고 있지만 그랜저 이상 고급차 급에서 디젤 출시를 확정한 부분은 전혀 없다"고 밝혔다.
현대차가 대형 세단에 디젤 엔진을 언제쯤 얹을지를 놓고 고민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수요 때문. 대형 고급차는 40~50대 고객층이 다수인데 반해 기성 세대 운전자의 디젤 선호도는 비교적 높지 않다는 걸림돌이 있다. 만일 실패로 끝날 경우 판매 타격으로 이어진다.
현재 수입 디젤차 수요는 20~30대 고객이 이끌고 있다. 수입차 디젤 차량 인기의 속을 들여다 보면 젊은층이 주도하고 있는 셈이다.
현대차는 소형차 '엑센트'를 비롯해 중형 'i40' 및 준중형 'i30' 등 3개 모델에 디젤차를 운영하고 있다. 이중 수입차 디젤 시장을 견제하기 위해 내놓은 i40 디젤이 고전중이어서 쉽사리 디젤차를 선택하기도 힘들다. 올 1~5월 중형 i40는 2543대 팔렸다. 같은 기간 3908대를 판매한 520d에 크게 뒤진다.
현대차는 YF쏘나타를 내놓기 이전 2006년 NF쏘나타 디젤을 판매한 적이 있으나 시장 반응이 신통치 않아 신형 모델로 교체하면서 디젤은 단종시켰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공학과 교수는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려면 중형급 이상 승용차에 디젤을 얹는 방안이 필요하고 앞으로 그렇게 진행할 것" 이라며 "대형 세단 수요층의 디젤에 대한 인식도 예전에 비해 많이 바뀌고 있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김정훈 기자 lenn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