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럭시S3 판매일에 숨은 '비밀' 알고보니…"헉"


"여러분 오늘이 무슨 날인지 아십니까?"

삼성전자 휴대폰 사업을 총괄하는 신종균 사장은 25일 서울 서초사옥에서 열린 갤럭시S3 미디어데이에서 기자들에게 예상 외의 질문을 던졌다.

"오늘?" "오늘이 무슨 날이지?" "어...6.25 한국전쟁이 일어난 날인데..." 의아해하는 기자들에게 신 사장은 "2년 전 오늘이 바로 갤럭시S 스마트폰이 나온 날입니다"고 말했다. 그는 "공교롭게도 갤럭시S3 출시일이 갤럭시 스마트폰의 출시일과 같다" 며 "의도한 건 아니지만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2년 전 옴니아 망령 딛고 갤럭시S 출시…리더십 확보

삼성전자는 이날 하반기 스마트폰 시장의 최대 기대작인 갤럭시S3를 국내에 선보였다. 세계에서 유일하게 3세대(G)와 4G 롱텀에볼루션(LTE) 모델 두가지를 동시에 공개했다. 3G는 이날부터 SK텔레콤을 통해 판매에 들어갔다. LTE는 내달 초께 출시할 예정이다.

이미 글로벌 시장에 출시돼 주요 국가에서 판매 1위를 달리고 있는 만큼 국내 미디어데이 열기도 어느 때보다 뜨거웠다. 500석 규모의 발표회장에 발디딜 틈없이 취재진이 몰려들어 높은 관심을 반영했다.

이런 자리에서 느닷없이 2년 전 얘기를 꺼낸 것에 대해 삼성전자 관계자는 "신 사장에게는 감회가 남다른 자리였을 것" 이라며 "갤럭시S3를 들고 취재진 앞에 선 짧은 시간 동안 2년 간의 과정이 머리를 스쳐갔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도 그럴 것이 2010년 6월 25일 삼성전자가 갤럭시 시리즈의 첫 번째인 갤럭시S 스마트폰을 내놓을 때만 해도 이 제품이 삼성 휴대폰 역사를 바꿔놓을 기폭제가 될 줄은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다.

국내외 스마트폰 시장은 애플 아이폰(아이폰3GS)이 점령하고 있었고, 삼성전자는 최초의 스마트폰인 '옴니아' 시리즈로 악평에 시달려왔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공밀레'(에밀레종처럼 개발자들의 희생이 들어갔다는 의미) 소리를 들어가며 스마트폰 개발에 주력해 내놓은 제품이 갤럭시S다.

기대 반 우려 반이었던 이 제품은 출시 4개월 만에 500만 대 이상 팔렸고, 최단 기간인 7개월 만에 1000만 대 판매를 기록했다. 갤럭시S를 기반으로 삼성전자는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점유율을 두 자릿수로 늘리며 본격적으로 리더십 확보에 나섰다.

이듬해 후속작으로 나온 갤럭시S2까지 연달아 흥행에 성공해 지금까지 두 제품의 판매량만 5000만 대 이상으로 집계됐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세계 스마트폰 시장에서 애플, 노키아를 제치고 판매량 1위에 올랐다.

◆ 갤럭시S3, 최단 기간인 2개월 만에 글로벌 1000만 대 예상

삼성전자는 갤럭시S3의 경우 앞선 제품들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판매될 것이라 예상하고 있다. 신 사장은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할 정도" 라며 "7월 중 글로벌 1000만 대 돌파가 예상돼 삼성 휴대폰 역사상 가장 빠르게 텐밀언셀러 반열에 오를 것"이라고 자신했다.

갤럭시S3는 인간 중심의 사용자 환경, 기술, 디자인을 강조한 '휴먼폰'이다. 예컨대 '스마트 스테이'는 사용자의 얼굴과 눈을 인식해 사용자가 화면을 보고 있을 경우 자동으로 화면 꺼짐을 방지해 주는 기능이다.

문자 송수신 화면이나 통화목록 화면을 보다가 갤럭시S3를 귀에 대면 자동으로 전화를 걸어주는 '다이렉트 콜', 부재 중 전화나 메시지를 자동으로 알려주는 '스마트 얼러트'등 다양한 모션인식 기능도 제공한다.

갤럭시S2 대비 화면은 22% 커진 4.8인치 HD 슈퍼 아몰레드 디스플레이를 탑재해 넓은 화면으로 고화질 사진과 동영상을 즐길 수 있다. 2100mAh 대용량 배터리를 탑재해 전력 효율성도 높였다. 다만 3G 모델의 경우 국내 소비자들이 즐겨 쓰는 지상파 DMB 기능은 들어가지 않았다.

삼성전자는 미디어데이에서 사용자 중심의 기능을 강조하는 120초짜리 새 TV CF도 선보였다. 세계적인 촬영 감독인 엠마뉴엘 루베츠키 감독이 찍은 이 광고는 영화배우 하정우의 내레이션을 통해 인간 중심 콘셉트를 표현했다.

한경닷컴 권민경 기자 k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