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신증권은 올해 하반기 국내 증시가 '상고하저'의 모습을 보이며 박스권 흐름을 벗어나지 못할 것으로 전망했다.

대신증권은 25일 사이버 인베스트먼트 포럼 기자간담회를 열고 "하반기 주식시장은 3분기 상승, 4분기 하락 형태를 보일 것"이라며 "추세 없는 등락이 반복되면서 코스피는 내년 상반기까지 튜브에 갇힌 채로 움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반기 코스피 고점은 상반기 고점인 2050을 넘지 못할 것으로 전망했다.

올해 1분기 상승, 2분기 하락의 모습을 보였던 상반기 증시 상황이 하반기에도 재연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주도주의 변화 역시 산업재·금융에서 정보기술(IT)·자동차로, 이후에는 내수주 위주의 방어주로 옮겨갔던 상반기를 재연하며 움직일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조윤남 대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상반기 프랑스의 신용등급 강등이라는 커다란 악재를 시장이 오히려 상승 계기로 받아들였 듯이, 최근 스페인의 구제금융 결정이 오히려 3분기 안도랠리의 시발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한동안 유럽발 안도랠리가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다. 이후에는 미국의 양적완화 등 유동성 정책 기대감이 증시 상승을 이끌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조 센터장은 "3분기 말로 가면서 미국의 부채한도가 연말에 소진될 것이라는 우려에 재정절벽에 대한 두려움이 조정의 빌미가 될 것"이라며 "10월과 12월에 스페인과 이탈리아의 대규모 국채 만기가 도래할 예정이어서 계속 진행되고 있는 유럽 재정위기도 다시금 악재로 떠오를 가능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4분기에는 이 같은 우려로 증시가 다시 조정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다.

또한 올해 대통령 선거라는 이슈가 있지만 증시에 긍정적인 영향보다는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기존 선거와 달리 아직 확실한 주자와 정책 방향이 결정되지 않아, 시간이 갈수록 성장과 부양에 대한 기대감은 약화되고 사회적인 문제 등이 대선 이슈로 떠오를 것이라는 설명이다.

주도주 흐름은 구간별로 나눠볼 때 올해 상반기와 비슷한 성향을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앞으로 1~2개월 간은 유럽발 안도감으로 인한 상승랠리에서 산업재와 금융 업종이 시장을 이끌것"이라며 "이익의 가시성은 낮지만 낙폭과대로 인한 반등이 기대되는 업종들"이라고 설명했다.

이후 미국의 양적완화 정책이 구체화되면서 글로벌 경기에 대한 기대가 살아나면 삼성전자와 현대차와 같은 IT와 자동차주가 시장의 중심으로 떠오를 것으로 예상했다.

4분기 조정장에서는 경기민감주들은 부진한 반면, 내수주 등 방어주들이 선방할 것으로 내다봤다.

문정업 대신증권 기업분석부 이사는 하반기 최선호주로 삼성전자, LG화학, 현대글로비스, 삼성중공업, CJ제일제당을 꼽았다.

대신증권은 2012년 세계경제 성장률은 유럽 경제위기 악화와 글로벌 경기회복 지연으로 주요기관들의 전망치를 하회할 것으로 예상했다.

김윤기 대신경제연구소 실장은 "선진국의 경우 미국과 일본은 전년보다 성장률이 높아질 전망이나 유럽 주요 선진국들은 재정위기와 긴축정책으로 침체를 나타낼 것"으로 전망했다.

반면 신흥국은 비교적 탄탄한 성장률을 기록하며 세계 경제 성장을 견인할 것으로 예상했다.

김 실장은 "유럽 경제위기 수준은 점차 완화될 것"이라며 "유럽 재정위기 국가들의 국채만기가 2분기 이후 점진적으로 감소하는 추세이며 유럽중앙은행(ECB)도 현 유로 경제위기 극복을 위해 금리인하를 단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내 경제는 글로벌 경기부진에 따른 수출증가율 하락과 내수회복 지연으로 지난해(3.6%)보다 낮은 연간 3.2%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또 기준금리는 대외 불확실성 확대로 연내 현 수준인 3.25%에서 동결될 것으로 분석했다.

또한 국제유가는 3분기 소폭 반등할 가능성이 높지만, 높은 유류 재고와 선진국 수요둔화 등으로 급등 가능성은 낮아 연간으로는 전년대비 5% 상승에 그친 배럴당 99달러로 전망했다.

한경닷컴 김다운 기자 k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