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씨소프트 미스터리, JCE가 힌트?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경영권 프리미엄 없는 것도 비슷
▶ 마켓인사이트 6월24일 오전 7시32분 보도
넥슨이 엔씨소프트를 인수한 지 보름이 지났지만 그 배경에 대한 궁금증은 더욱 커지고 있다. 경영권 매각인지, 아니면 단순한 지분 제휴인지조차 정확히 알려진 게 없으니 말이다. 이런 궁금증을 풀기 위해선 넥슨이 작년 인수한 제이씨엔터테인먼트(JCE)를 뜯어볼 필요가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단순히 전략적 제휴다?
넥슨은 지난 13일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엔씨소프트 지분신고서에 보유목적을 기재하지 않았다. 경영권을 인수하거나 경영에 참여하기 위해서는 신고서에 반드시 보유목적을 명시해야 한다. 하지만 넥슨은 엔씨소프트 지분 14.72%를 김택진 대표로부터 매수했다고 밝혔을 뿐이다.
넥슨은 엔씨소프트 지분 취득 이유를 대외적으로 ‘전략적 제휴’ 때문이라고 발표했다. 또 엔씨소프트에 ‘점령군’을 보낼 계획이 없다는 의사도 밝혔다.
작년 JCE를 인수했을 때도 비슷한 태도를 취했다. ‘사업적 제휴’ 목적일 뿐, 경영권 인수는 아니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올 정기 주주총회를 앞두고 태도를 바꿨다. 2월 중순 JCE 지분 6%를 추가로 취득, 지분율을 22.34%까지 높이고 보유목적 또한 ‘경영 참여’로 변경했다. 엔씨소프트 지분 취득 목적 또한 바뀔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경영권 프리미엄이 없었다?
김 대표가 엔씨소프트 지분을 넥슨에 넘겨주고 받은 대가는 8045억원이다. 주당 25만원꼴이다. 지분매각을 공시한 8일 엔씨소프트 종가(26만8000원)보다 6.7% 쌌다. 경영권 프리미엄은 고사하고 시장에 내다 파는 것만도 못했다는 얘기다.
넥슨은 JCE를 살 때도 프리미엄을 지불하지 않았다. 작년 10월25일 넥슨이 김양신 전 JCE 이사회 의장으로부터 인수한 가격은 주당 3만4000원이었다. 지분매각일 종가(3만6050원)보다 5.6% 할인돼 거래됐다.
경영권 프리미엄을 받지 않은 대신 김 전 의장은 잔여 지분 10.26%에 대해 향후 6개월간 주당 3만8000원에 팔수 있는 권리를 부여받았다.
김 대표도 10%에 이르는 엔씨소프트 지분을 여전히 보유 중이다. 김 전 의장처럼 풋옵션을 보유하고 있지는 않지만, 이 지분 가치는 넥슨과 엔씨소프트가 시너지를 내기 시작하면 얼마든지 더 오를 수 있다. 김 대표에게 잔여 지분을 남겨둠으로써 경영권 프리미엄을 얻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지분 더 늘릴까?
넥슨이 보유한 지분 14.72%만으론 엔씨소프트를 완전히 통제하긴 어렵다. 최종 인수를 위해서는 이보다 더 많은 지분이 필요하다. JCE를 인수했을 때도 상황은 비슷했다. 최초 10% 중반대 지분을 확보한 뒤 추가로 지분을 늘렸고, 3월 주총이 끝난 뒤에도 적극적으로 물량을 걷어들였다. 4월 이후 시장에서 매수한 JCE 주식만 83만9190주(7.29%)에 이른다. 인수 초기 10%대에 불과하던 지분율도 30%에 육박하고 있다.
한 관계자는 “넥슨의 과거 기업 인수 사례를 보면 매우 안정적으로 지분을 확보한다는 점을 알 수 있다”며 “엔씨소프트 지분 인수는 이제 시작일 수 있다”고 말했다.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