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동ㆍ송파 대형마트 '휴일 정상영업', 마트는 '북적'…민주당 "법으로 영업규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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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마트 매출 원상회복…휴무일 바꾼 재래시장 '허탈'
이마트 천호점은 24일 정문과 계산대 등 곳곳에 이런 현수막을 붙이고, 커피 시음행사까지 벌이며 소비자 잡기에 여념이 없었다. 주차장 입구엔 평소 일요일만큼 차가 몰렸고, 매장 곳곳이 북적였다. 대형마트와 기업형슈퍼마켓(SSM)의 영업시간을 규제하는 서울 강동·송파구 조례가 위법이라는 법원 판결에 따라 이 지역 대형 유통업체들이 일제히 일요일 정상 영업을 재개한 것이다.
○소비자 “불편 사라져”
이마트 천호점은 지난 22일 법원 판결 직후 인근 소비자 4만명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내 정상영업 사실을 알리는 데 주력했다. 이날 입점업체를 포함한 모든 매장이 정상 영업했고, 직원들도 전체 정원의 95% 수준인 300여명이 출근했다.
이날 강동·송파구에선 이마트, 롯데마트, 홈플러스 등 대형마트 6곳과 롯데슈퍼, GS수퍼마켓, 홈플러스익스프레스, 이마트에브리데이, 메가마트후레쉬마켓 등 SSM 42곳이 모두 정상 영업했다. 법원 판결로 갑작스럽게 영업을 재개했지만 매출은 ‘선방’한 편이었다. 대형마트 3사의 이날 매출은 지난번 일요일(17일)과 비슷한 수준을 회복했다.
소비자는 대부분 편리하다는 반응이었다. 아내와 함께 장을 보러 온 김종환 씨(33)는 “이마트가 쉬는 날을 체크해가며 때때로 토요일에 미리 장을 봐두는 게 불편했는데 정상영업해 편해졌다”고 말했다. 이날 매장에서 만난 소비자 10명 중 7명꼴로 “언론을 통해 정상영업 소식을 접하고 매장을 찾았다”고 했다.
광진구 등에서 원정쇼핑을 온 소비자들도 눈에 띄었다.
○휴무일 바꾼 재래시장 ‘한산’
반면 이마트 천호점에서 걸어서 5분 거리(300m)인 천호신시장은 썰렁한 분위기였다. 이 재래시장은 대형마트 휴업일인 2·4주 일요일에 동시에 쉬었던 탓에 ‘소비자 불편’의 대표적 사례로 지목됐던 곳이다. 시장 상인들은 정기 휴무일을 1·3주 일요일로 변경해 이날 처음 영업에 나섰지만, 시장 내부는 온통 한산했다.
30년째 정육점을 하고 있는 이순옥 씨(77)는 “과거엔 천호신시장이 늘 발디딜 틈 없이 붐볐지만 백화점, 대형마트, 아울렛이 속속 들어서면서 완전히 쇠락했다”며 “요즘엔 몇몇 단골 전화 주문을 빼면 지나가다 구매하는 손님은 한 달에 몇 명 수준”이라고 털어놨다. 방앗간을 운영하는 김모씨(60)는 “정기휴무일을 바꿨지만 지역 주민들이 그 사실을 잘 몰라 오늘은 찾는 손님이 더 없었고, 마트까지 정상 영업한다고 하니 허탈하다”고 말했다.
한편 중소상인살리기전국네트워크는 이날 이마트 천호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법원은 영업시간 제한의 정당성은 인정했고 절차상 흠결을 지적했을 뿐”이라며 “관련 조례를 훼손하지 말라”고 주장했다.
○민주당 “법으로 강제할 것”
민주통합당 김영환·김한길·윤관석 의원 등은 서울 강동구와 송파구의 대형마트 영업제한 조례에 대한 법원의 위법 판결이 중소상인 보호라는 유통산업발전법의 취지를 부인한 것이 아니라며 이 정책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김영환 의원은 이날 기자회견과 트위터에서 “이번 판결은 조례 제정 절차상 문제에 대한 판결로, 법원도 영업제한의 정당성과 필요성은 인정했다”며 “조례에 맡길 게 아니라 법으로 강제해 더욱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한길 최고위원도 “SSM의 영업시간 규제 절차에 문제가 있다는 법원의 지적이 규제의 정당성을 훼손하는 것은 아니기 바란다”고 트위터에 적었다.
임현우/이호기 기자 tard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