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특별자치시(세종시) 출범을 1주일 앞둔 24일 충남 연기군 일대. 건설자재를 잔뜩 실은 수많은 공사 차량들이 흙먼지를 일으키며 분주히 현장을 오가고 있었다.

‘세종시 시대’가 7월1일 개막되지만 도시 건설은 아직 미완성이다. 2030년까지 인구 50만명 수용을 목표로 도시가 순차적으로 모습을 갖춰나갈 예정이기 때문이다. 지난달 말 기준으로 세종시 건설 공정률은 20.8%에 불과하다. 인구도 아직은 12만1000명에 그친다.

그나마 정부청사 건설 현장은 무난히 속도를 내면서 1단계 1구역은 공사를 마쳤고 1단계 2구역도 공정률이 58% 선에 이른다. 9월 총리실(1구역 1단계 입주)을 시작으로 2014년 말까지 1실·2위원회·9부2처3청 등 17개 정부 부처와 20개 소속기관 등 37개 기관이 순차적으로 이곳에 입주한다.

배준석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 사무관은 “올해 말 입주 예정인 부처를 수용하는 1구역 1단계 건물은 예정대로 11월 말까지 완공될 것”이라며 “나머지 국립도서관이나 복합커뮤니티 등의 건설공사도 공정에 맞춰 차질없이 진행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세종시는 ‘세종시 설치 등에 관한 특별법’에 따라 시·군·구 등 기초지방자치단체를 두지 않는 단층제 자치단체로 출범한다. 17번째 광역자치단체로 관할구역은 연기군 전역(361㎢)과 공주시(77㎢), 청원군(272㎢) 일부를 흡수한 465.23㎢(서울 면적의 4분의 3)다.

세종시 ‘시범단지’인 첫마을에는 세종시 출범에 대한 기대감이 고조되고 있다. 첫마을에 입점한 우리은행 세종신도시지점의 이상건 지점장은(50)은 “올초만 해도 주변은 먼지만 풀풀 날리는 황무지였다”며 “세종시가 출범하면 금융서비스 수요가 비약적으로 늘 것”이라고 내다봤다. 첫마을아파트로 이사온 지 한 달 됐다는 주부 장기연 씨(33)도 “개발 초기라 기반시설이 미흡하긴 하지만 입주율이 예상보다 높고 주민 자녀 중 유치원생과 초등학생도 생각보다 많아 단지가 활기가 넘친다”고 말했다.

구 도심인 조치원읍 등지에서는 기대감뿐만 아니라 우려감도 적지 않다. 세종시는 신청사가 완공되는 2014년까지 조치원읍에 있는 연기군청 건물을 사용한다. 시 청사가 정부청사 빌딩과 가까운 곳으로 옮겨가면 중심지는 조치원읍에서 행정타운인 신도심으로 완전히 이전될 전망이다.

20여년째 조치원읍에서 전기자재를 판매해온 임상진 씨(57)는 “주민들은 고향인 연기군이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는 것에 서운해하고 있다”며 “구도심과 신도심이 서로 발전하고 원주민과 새로운 주민들이 서로 소통할 수 있는 행정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연기=임호범 기자 lh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