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여름이 다가오면서 주식시장에서는 ‘서머 랠리’에 대한 기대감이 피어오르고 있다. 서머 랠리는 7월 여름 휴가철을 앞두고 증시가 상승세를 타는 것을 말한다. 미국에서 펀드매니저들이 여름휴가를 떠나기 전 미리 주식을 사두면서 증시가 오른 것에서 유래한 말이다.

보통 여름휴가 기간이 상대적으로 긴 선진국 증시에서 많이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우리나라가 여름에 주가가 오를 확률이 더 높다는 분석도 있다. 대신증권에 따르면 1981년부터 2010년까지 미국 증시(S&P500)가 7월에 상승할 확률은 40%에 불과했지만 한국 증시(코스피지수) 상승한 확률은 63.3%였다. 7월 평균 수익률을 비교해봐도 미국(0.5%)보다 한국(2.6%)에서 ‘서머 랠리’가 더 뚜렷하게 나타났다.

지난해에도 7월 랠리는 있었다. 한 달간 2.03% 올랐다. 하지만 7월이 끝나고 8월이 되자마자 주가가 폭락하기 시작했다. 추가 상승에 대한 기대감에 들떠 있던 투자자들에겐 오히려 괴로움을 안겼다.

올해도 어김없이 서머 랠리 가능성이 나온다. 유럽 위기가 큰 고비를 넘기면서 올해 초 나타났던 반등장이 다시 연출될 것이라는 기대 섞인 전망이다. 중국이 4년 만에 금리를 인하하고 미국과 유럽에서 경기부양책을 꺼내들고 있는 것도 호재다. 강현철 우리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세계 경제의 3대 축인 미국 중국 유럽에서 동시에 유동성을 공급하고 나선 것은 유례없는 일”이라고 평가했다. 지난 금융위기 직후에는 미국이 돈을 풀었지만 중국과 유럽은 긴축에 나서면서 엇갈린 행보를 보였다.

다만 시장이 반등하더라도 개별 종목 중심으로 오를 가능성이 커 대응하기 쉽지 않은 장이 될 것이라는 지적이다. 올초 안도 랠리 때도 은행 조선 화학 등 낙폭과대주들이 뛰어오르면서 지수 상승을 이끌었지만 정보기술(IT)과 자동차주의 반등폭은 작았다. 조윤남 대신증권 센터장은 “저조한 수익률로 고민인 투자자들은 이번 서머 랠리를 노려볼 만하다”며 “하지만 개인투자자들이 대응하기 어려운 장이 계속될 것으로 보여 장기적인 안목으로 접근하는 것이 안전하다”고 말했다.

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