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주 유럽연합(EU) 정상회의에서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위기 해결을 위한 중·장기 로드맵이 나오겠지만, 이 역시 '돈으로 돈막기'의 연장선상에 있는 만큼 시장의 불안감은 여전히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김두언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22일 "이번 EU 정상회담에서는 그리스 긴축 재협상 문제와 구제금융을 신청한 스페인 등 단기적인 해결 과제는 물론, 지난 19일 G20 정상회담에서 논의되었던 유럽관련 주요 합의 내용과 지난 5월 정상회의에서 언급했던 향후 유로존이 나아가야 할 장기적인 로드맵이 공개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그는 "무엇보다도 7월 초 출범을 앞둔 유럽안정기구(ESM)의 우선 변제 문제가 화두"라며 "이는 스페인이 구제금융을 신청한 상태에서 EU는 유럽재정안정기금(EFSF)과 ESM을 통한 자금지원을 계획 중인데 ESM을 통해 구제금융이 지원되면 민간투자자의 스페인 국채 변제 순위가 후순위로 밀리게 돼 지난 그리스 헤어컷 데자뷰로 인한 스페인 국채 매도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다시금 스페인 10년물 금리의 7%를 웃돌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라는 게 김 연구원의 판단이다. 그는 "더구나 ESM에 가장 큰 영향력이 있는 독일이 조건부 스페인 구제금융을 주장하고 있고 급기야 전일 여야 대표들이 ESM 설립안에 합의함에 따라 스페인 구제금융에 대한 적잖은 마찰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오는 30일로 다가온 유럽 은행들의 재자본화 마감시한과 맞물려 향후 이탈리아를 염두에 두고 EFSF의 확충방안이 현실화 될 것"으로 예상했다.

이미 상당한 부담을 떠앉고 있는 독일이 신(新)재정협약의 추가방안으로 유로본드 방안을 고수하며 명목상 논의에 그칠 경우 신평사들의 유럽은행 및 국가들의 신용등급 강등 릴레이가 진행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다만 G20 정상회담에서 언급되었던 예금 보호, 역내 통합 감시 및 규제 등 은행통합건은 은행 재자본화 준수에 대한 불안감과 더불어 영국 등 일부 국가들의 거센 반발로 인해 이번 회담에서는 논의 정도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이번 정상회담에서는 중·장기적인 로드맵의 일종인 재정통합과 은행통합건은 개략적인 논의에 만족해야 할 것으로 예상되며 보다 시급한 스페인을 염두한 구제기금의 국채매입이 주요 이슈라는 얘기다.

김 연구원은 그러나 "큰 틀에서 보면 이 역시 근본적인 해결과는 다소 거리가 있는 단편적인 봉합책"이라며 "여전히 불안감은 이어질 것으로 판단된다"고 덧붙였다.

한경닷컴 정현영 기자 jh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