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가 1900선을 중심으로 등락하자 저가매수에 능한 '스마트 자금'이 빠져나가고 있다. 유럽 위기가 지속되면서 인덱스 펀드의 환매 기준점이 낮아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21일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이달 들어 상장지수펀드(ETF)를 제외한 국내 주식형 펀드로 2548억원의 자금이 순유입됐다. 이 중 코스피200지수를 따르는 인덱스펀드와 섹터지수 외 특정지수에 따라 운용되는 인덱스주식기타 펀드에 자금이 각각 746억원, 163억원씩 들어왔다.

코스피지수가 1780선까지 고꾸라졌던 지난달 인덱스펀드에 4511억원, 기타 인덱스펀드에 1441억원씩 자금이 유입된 점을 감안하면 눈에 띄게 급감한 규모다.

특히 레버리지 펀드의 자금 유출입이 크게 변동됐다. 'NH-CA1.5배레버리지인덱스 [주식-파생]Class A'는 지난달 952억원의 자금이 몰렸으나 이달에는 78억원 유입에 그쳤다.

'한화2.2배레버리지인덱스[주식-파생재간접]종류A'도 지난달 69억원에서 이달 12억원, '삼성KOSPI200레버리지 1[주식-파생재간접](A)'도 30억원에서 9억원으로 자금 유입 규모가 줄어들었다.

'하나UBS파워1.5배레버리지인덱스[주식-파생]종류A'는 지난달 192억원이 유입됐지만 이달 33억원 순유출로 전환됐다. 지난 2월 이후 5개월 만에 자금이 빠져나간 것이다. '동양레버리지인덱스 1(주식-파생)Class C1'도 이달 자금이 7억원 유출됐다.

이는 유럽 불확실성으로 펀드 환매 기준점이 낮아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김후정 동양증권 펀드 애널리스트는 "코스피 2000~2050선 부근에서 형성됐던 인덱스 펀드 투자자들의 환매 기준점이 유럽 위기가 발생한 이후 낮아졌다"며 "최근에는 코스피 1900선에서도 자금이 유출되고 있다"고 전했다.

임수균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도 "그리스 불확실성이 해결되면서 코스피가 전날 1900선까지 올라왔으나 그 이후 모멘텀(상승 동력)은 보이지 않는다"며 "지수가 단기적으로 100포인트 가량 뛰었기 때문에 차익실현 매물이 나올 수 있는 구간"이라고 진단했다.

임 연구원은 또 "코스피 1800~1900선 박스권은 작년 8월 급락장 이후 형성된 박스권"이라며 "변동성을 겪은 국내 스마트 자금이 1800선대로 단기 급락할 경우 저가 매수, 단기 급등시 매도하는 경향이 반복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경닷컴 김효진 기자 jin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