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기술 개발을 주도하는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이 인공위성을 수출 산업화하겠다는 비전을 밝혔다.

김승조 한국항공우주연구원장은 21일 제주 해비치호텔에서 열린 ‘항공우주기술 미래예측 워크숍’에서 “지난 20년간 아리랑, 천리안, 과학위성 등을 개발하면서 세계 7~8위권의 실력을 확보했다”며 “올해부터는 인공위성 본체는 물론 위성과 교신하는 지상국 설비 등 위성 기술 수출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나라는 선진국보다 40년 늦은 1992년에야 첫 인공위성을 만들었으나 아리랑2호부터는 직접 위성을 설계·조립했고 지난달 발사에 성공한 아리랑3호에서는 전자광학카메라까지 국산화하는 데 성공했다. 항우연은 위성 수출을 위해 10㎏급 초소형 위성에서부터 3급 고성능 위성까지 시장 수요에 대응할 수 있는 다양한 제품군을 확보할 계획이다. 한국형 표준 위성 모델을 만들고 여기에 관측, 환경, 해양, 기상 등 임무에 따라 성능을 쉽게 추가할 수 있도록 위성개발을 플랫폼화하는 방식이다. 수출 무대로는 중남미, 중동 지역을 꼽았다.

김 원장은 “콜롬비아 등 중남미 국가들로부터는 이미 한국 위성 기술에 대한 문의가 들어오고 있다”며 “쎄트랙아이, 한국항공우주산업(KAI), 대한항공 등 민간기업들과 역할을 분담해 우주 기술의 상업화를 추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세계 인공위성 시장은 2006년 1055억달러에서 2011년 1773억달러로 연평균 9% 이상 성장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들은 앞으로 10년간 위성 수요가 50% 늘어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인공위성을 포함한 우주기술 관련 지난해 전체 시장 규모도 2898억달러에 달한다.진익민 항우연 위성기술연구소장은 “70㎝ 사물까지 구분할 수 있는 아리랑3호 발사 성공을 계기로 고해상도 위성 영상 판매도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태훈 기자 taeh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