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나는 졸업장을 타신 언니께….” 20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중소기업청 대회의실에서 열린 멘텡 제1초등학교 졸업식에 한국의 ‘졸업식 노래’와 ‘아리랑’이 울려 퍼졌다. 별도의 졸업식이 없는 인도네시아에선 낯선 모습. 이 학교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1971년부터 3년간 다닌 학교로도 잘 알려져 있다.

이 학교에서 ‘한류 졸업식’이 이뤄진 것은 이중근 부영 회장(가운데)이 10년 동안 추진해온 동남아 교육기부에 따른 결실이다. 부영은 이날 이 회장과 무하마드 누 인도네시아 교육문화부 장관 등이 참석한 가운데 멘텡 제1초등학교 졸업식이 한국식 행사로 진행됐다고 밝혔다. 이 회장이 2010년 인도네시아에 한국의 졸업식 노래가 담긴 디지털피아노 1만대와 교육용 칠판 3만개를 기증한 데 대한 보은의 뜻으로 인도네시아 정부에서 마련한 행사라고 설명했다.

이 회장은 졸업식 격려사를 통해 “한국의 졸업식 노래가 인도네시아의 모든 학교에 보급돼 스승과 제자는 물론 선후배 간에 격려와 사랑을 나누는 전통을 만들어 나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2003년부터 동남아를 중심으로 디지털 피아노 등 교육 기부사업을 하면서 각국 정부에 한국을 모델로 한 졸업식 행사를 제안했다. 이 결과 베트남 캄보디아 라오스 태국 스리랑카 등으로 ‘졸업식 한류’가 번져가고 있다. 부영은 14개 국가에 초등학교 600여개를 무상으로 지어줬고 디지털피아노 6만여대, 교육용 칠판 60만여개를 기부했다.

이정선 기자 sun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