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갤럭시R', 출시 보름만에 3만원 ?
판매를 시작한 지 보름밖에 지나지 않은 삼성전자의 최신 스마트폰 ‘갤럭시R스타일’이 여러 온라인 휴대폰매장에서 3만원에 팔리고 있다. KT로 번호이동을 하고 6만2000원 요금제를 93일 이상 유지해야 하는 조건 등이 붙어있긴 하지만 최신 스마트폰이 10만원 미만으로 떨어진 것은 이례적이라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얘기다.

‘갤럭시R스타일’은 롱텀에볼루션(LTE) 전용 스마트폰으로 ‘갤럭시S3’보다는 한 단계 아래 모델이긴 하지만 4.3인치 화면에 퀄컴의 스냅드래곤S4 듀얼코어 프로세서를 내장, 기존 갤럭시S2에 비해서는 업그레이드됐다. 출고가격은 79만9700원으로 LG전자와 팬택의 최신 스마트폰보다 10만~15만원가량 낮다.

온라인 매장에서 갤럭시R스타일을 3만원에 팔기 시작한 것은 지난 16일 오후부터다. 낮은 가격으로 인기를 끌어 일부 판매점에서는 물량부족 현상까지 나타나고 있다.

하지만 이 제품을 3만원에 파는 곳은 KT뿐이다. SK텔레콤이나 LG유플러스는 40만~50만원대에 팔고 있다. 삼성전자가 통신사마다 다른 가격으로 제품을 공급하는 것은 아니다. KT가 고객을 유치하기 위해 보조금을 그만큼 더 많이 쓰고 있다는 얘기다.

KT는 지난해 12월부터 ‘번호이동을 통해 들어오는 고객 수’보다 ‘다른 통신사로 빠져나가는 고객 수’가 더 많아졌다. 급기야 올해 3월에는 전체 가입자 수가 4만1000여명 줄었고 4월에는 7만4900여명 감소했다. 특히 LTE 쪽에서 경쟁사에 뒤져 고객을 많이 빼앗겼다.

이를 만회하기 위해 갤럭시R스타일을 전략 제품으로 정하고 평소보다 많은 보조금을 지급하고 있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분석이다.

이에 대해 KT 관계자는 “본사 차원에서 전략제품으로 정한 것은 맞지만 판매가격은 중간 도매점과 판매점들이 자율적으로 결정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 온라인 판매점 관계자는 “지난주 금요일부터 갤럭시R스타일에 평소보다 많은 보조금을 받고 있다”며 “최대한 많이 팔기 위해 판매점 마진도 줄였다”고 말했다.

이승우 기자 leesw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