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I모기지 "한국 모기지뱅크 설립으로 주가부진 타개할 것"
"현재 주가 수준이 공모가를 밑돌고 있어 이를 탈피하기 위해 연내 한국에 자회사 형태의 한국 제1호 모기지뱅크를 세울 것입니다"

마루야마 노리아키 SBI모기지 대표이사는 19일 서울 여의도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이같이 밝혔다. 이날 간담회장에는 기타오 요시타카 SBI그룹 회장, 마루야마 노리아키 SBI모기지 대표 등 주요 임직원이 참석했다.

기타오 회장은 이 자리에서 "상장 당시부터 한국의 모범적인 대표 기업들 수준의 준법과 내부관리 규정 준수, 한국 주주들에게 충분한 수익 환원 등의 철칙을 세웠었다"면서 "SBI모기지가 일본 시장에 상장할 규모를 갖추고 있음에도 한국을 선택한 이유는 한국에 순수한 모기지 뱅크가 없다는 점 때문"이라고 말했다.

SBI모기지의 사업 모델인 모기지뱅크란 시중 은행과는 달리 예금을 받지 않고 모기지론만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금융기관을 의미한다. 모기지뱅크의 수익은 융자로부터 발생하는 이자가 아닌 수수료 수입이기 때문에 저금리에 의한 장기고정금리 주택론 상품 구성이 가능한 장점을 지니고 있다.

그는 "한국에 자회사 형태로 제1호 모기지뱅크를 설립해 한국주택금융 시장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마루야마 대표이사는 또 "현재 법률적 검토를 거의 마친 단계이며 빠른 시일내에 정부 당국의 인가를 받기 위한 관련 서류를 제출할 것"이라며 "올해 내에 한국 자회사 설립을 마무리지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내달 중 한국 자회사 설립을 위한 태스크포스(TF)팀을 한국에 파견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현재 SBI모기지 주가는 지난 4월 30일 코스피 시장에 상장된 이후 공모가(7000원)를 밑도는 등 부진한 상황이다. 이날 오후 2시28분 현재 주가는 전날 대비 3.21% 내린 6340원에 거래되고 있다.

마루야마 대표이사는 "주가가 공모가를 밑돌고 있는데 이는 한국에 모기지뱅크가 없어 상대적인 비교가 불가능하고, 이에 따라 저평가 상태에 놓여있기 때문"이라고 판단했다.

아울러 일부 중국 기업의 회계부정으로 해외기업에 대한 불신감과 국내 저축은행 사태 등에 따른 금융기관에 대한 우려, 지난해 3월 발생했던 일본 대지진 이후의 부동산 시장 충격파 등이 투자심리를 위축시키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마루야마 대표이사는 "현재 주가와 비교해 3배 정도 이상이 적정 주가 수준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SBI모기지의 상장을 주관했던 이윤형 하나대투증권 상무는 "일본 증시에 상장된 SBI그룹 계열사인 SBI홀딩스의 시가 총액이 2조원이며 주가수익비율(PER)은 20배 정도를 받고 있다"면서 "SBI홀딩스의 이익이 1000억원 가량인 점을 비춰 봤을때 올해 예상 이익이 300억원으로 예상되는 SBI모기지의 현재 시총인 1500억원은 매우 저평가된 것"이라고 말했다.

SBI모기지는 상장 당시 약속했던 특별 배당과 한국에서의 주주총회 개최 등을 실천하며 국내 투자자와의 소통도 강화하고 있다. SBI모기지는 한국 투자자들에게 약속했던 1주당 300원(시가배당율 5,6%), 배당금 총액 71억원 규모의 상장 특별배당을 실시하기로 했다.

아울러 마루야마 노리아키 대표 및 임원진이 총 30만4820주의 자사주를 장내에서 매수하며 성장성에 대한 자신감도 드러냈다.

최근 증권가에서 제기된 일본 투자자의 매수 유입 기대에 대해서 마루야마 대표이사는 "일본의 일반 개인투자자들이 한국 증시에 투자하기에는 환율에 대한 리스크 등 위험요소가 있다"면서도 "기관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한 기업설명회 활동을 통해 투자자 유치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이윤형 상무는 "마루야마 대표 등 경영진이 장내에서 SBI모기지 주식을 매집한 것으로 국내 투자자 입장에서 보면 일본인 투자자들이 주식을 매입한 것으로 볼 수 있다"면서 "이는 일본인이 보는 시각에서 SBI모기지가 저평가됐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경닷컴 최성남 기자 sulam@hankyung.com